올 초 침체기에 빠진 한국 영화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시원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많아지면서 7~8월에 개봉한 영화들이 '대박'을 치고 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지난달 20일 개봉한 '부산행'이다. 개봉 전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기대감을 키운 '부산행'은 국내 영화에서는 처음 다루는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시나리오,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면서 올해 첫 천만(이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호불호가 갈리는 감상평으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낳은 '인천상륙작전'도 손익분기점(500만)을 돌파했다. 11일 누적 관객수 566만 9166명을 기록 중인 이 영화는 이정재, 이범수의 열연과 함께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의 출연, 웅장한 전투장면 등으로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영화 제작에 10억 원을 투자해 화제를 모은 배우 손예진 주연의 영화 '덕혜옹주'도 대작들과 대결에서 굳건히 한 자리를 지키며 11일 기준 누적관객수 220만을 넘어섰다. 특히 언론시사회 당시 손예진의 눈물이 뜨거운 관심을 모은 가운데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손익분기점(350만)은 수월하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오늘(11일)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터널' 역시 관객들을 극장가로 모으고 있다. 지난해 '끝까지 간다'로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등이 출연했다. '터널'은 개봉 첫 날 하루 37만 8942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시사회를 포함한 누적관객은 39만 9796명이다.

이처럼 올 여름 극장가는 한국 영화로 꽉꽉 채워지며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여름 휴가철과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이 시기는 영화계에는 '대목'이다. 하지만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작품들은 철저하게 외면을 당한다. 올해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기파 배우들의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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