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황치열이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통편집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6일 왕이연예, 텐센트연예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저장(浙江)위성TV는 지난 13일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 '도전자연맹 시즌2'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황치열의 모습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대폭 삭제했다.

이 같은 사실은 황치열의 중국 팬들이 웨이보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황치열이 통편집되는 수모를 당하면서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과 관련, 중국이 한류 스타의 출연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금한령'(禁韓令)과 '한한령'(限韓令)이 현실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간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됐으나 국내 일부 연예인의 행사 출연이 취소됐을 뿐 다수의 공연과 이벤트는 예정대로 진행돼 '괴담' 수준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판 '나는 가수다'를 통해 현지 스타로 떠오른 황치열이 제재를 받자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황치열은 올 상반기 후난(湖南)위성TV '나는 가수다 시즌4'(我是歌手4)에 출연해 황쯔리에(黃致列) 신드롬을 일으켰고 '콰이러따번잉'(快樂大本營·쾌락대본영) 등 중국 간판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달 녹화한 '도전자연맹'에서는 다른 중국 출연자들과 함께 시장에서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배우는 모습을 촬영했다. 그러나 실제 방송에서 그는 2~3차례만 등장하고 그것도 대부분 뿌옇게 처리되거나 정면이 아닌 모습으로 등장했다.

중국 연예 매체들은 "한한령에 따른 여파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가요계는 황치열의 사례가 당혹스럽다면서도 뚜렷하게 드러난 제재 기준이 없어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음반기획사 이사는 "많은 가수가 여전히 중국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며 "중국 방송사들이 정부와 여론의 정서에 발맞춰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명확한 기준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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