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한국産 게임·메신저 등 북미 주류시장서 고전 한계 실감 

한국 1위 모바일 게임 '넷마블' 출시작 300위권 밖 굴욕

'넥슨'·'라인'도 안방과 동남아에서만 큰소리, 美선 무릎 

언어문화 장벽 극복 등이 과제…현지업체 제휴로 돌파구

 스마트폰과 TV로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한국 하드웨어 산업과는 달리 게임과 메신저, 콘텐츠 등 소프트 산업은 주류 시장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여전히 안방 한국과 동남아시아 한계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성공한 메신저 서비스나 게임은 대부분 일본과 중국 등 동남아시아권에 국한돼 있어 네이버·카카오·넥슨·넷마블 등 한국 대표 인터넷과 게임업체들이 북미 현지 기업과 제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조선일보가 24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 1위 모바일 게임업체인 넷마블게임즈(넷마블). 넷마블은 지난 4월 디즈니의 캐릭터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디즈니 매지컬 다이스'를 출시했지만 "완성도가 낮다"는 평을 받았고, 현재 모바일 게임 인기 순위(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에서 3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창사 이래 처음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넥슨의 해외 매출은 대부분 중국에서 번 것으로 중국 매출이 전체의 40% 이상인 반면 북미·유럽은 합해서 10%도 안 된다. 대표적인 인터넷 수출품인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 역시 동남아 한계선 안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라인은 일본에서 다운로드 6500만건 이상, 인도네시아·태국에서는 각각 30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장이 훨씬 큰 미국에서는 2500만건에 그쳤다. 

 미국의 앱 분석 업체인 앱애니에 따르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매출 10위에 드는 한국 앱이 각각 4개, 2개를 차지했다. 하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10위권에 드는 앱이 하나도 없다. 미국에서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인 '서머너즈 워'가 18위에 올라 있는 정도다.

 이런 상황의 타개책으로 한국 업체들은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 북미 진출을 위해 6월 LA에 현지 법인 웨이브 미디어를 설립하고 할리우드의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공격적인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넷마블은 세계적인 SF(공상과학) 영화인 '스타워즈'를 활용해 북미 시장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페이스북·구글·블리자드(게임) 등 현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안착하는 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1등 기업들의 독점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다 언어와 문화 장벽을 넘어서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국어인 영어로 서비스를 출시하는 미국 기업과 달리, 번역과 현지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서비스의 적시(適時) 출시도 어렵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