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신용 권총 소유자 43%가 여성, "범죄 희생 확률 높아 총으로 스스로 지켜야" 의식고조

[이슈진단]

도시 거주 女 많아, "총기 구입 후 더 강해진 느낌"
그동안 여성들 '총기 규제 지지'성향 급변화 추세

 


 미국의 전통적인 총기 구입자는 주로 남성이었지만, 최근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하버드대와 노스이스턴대 공중보건 연구진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994~2015년까지 약 20년 동안 남성 총기 보유율은 42%에서 32%로 줄어든 반면, 여성 총기 보유율은 9%에서 12%로 늘었다. 이 연구는 권총 소유자, 장총 소유자, 장총·권총 동시 소유자 비율을 각각 조사했는데, 이 중 주로 호신용으로 쓰이는 권총만 갖고 있는 사람을 따지면 약 43%가 여성이었다. 미국총기협회(NRA) 총기 기초 강좌에 등록하는 여성 역시 2011년 2만5000명에서 2014년 4만6000명으로 약 2배로 증가했다.

 같은 총기 소유자라도 남녀는 특성이 달랐다. 총기 소유 남성은 주로 지방에 사는 보수적인 백인이 많은 반면, 여성은 주로 도시 거주자였다. 또 남성은 공격용이나 레저용으로 쓰이는 장총을 주로 구입하지만, 여성은 호신용 권총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가디언은 "어머니를 포함한 여성은 그동안 총기 규제 법안의 강력한 지지자들이었지만, 이번 연구는 상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여성에게 총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비영리단체 '무장한 여성들' 설립자인 캐리 라이트풋은 "여성은 남성보다 약하고 범죄의 희생자가 될 확률이 높아 총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단체 지부장인 제니 힐데브랜드도 "지난해 4월 흑인 청년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볼티모어 폭동을 경험한 후 총을 샀다"며 "총기를 구입하고 난 후 더 강해졌다고 느끼고 편안해졌다"고 했다. 2011년 이 단체가 설립된 이후 미국 내 49개 주에서 280개 여성 총기 교육 클럽이 새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