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점]

역대 미국 대선 11번 TV토론 중 1차 승리 후보자 대통령 낙선 단 3차례 뿐 
1차 토론 졌지만 2차서 역전해 당선된 대통령은 카터·레이건·오바마등 3명


 미국에서 26일 실시된 1차 대통령후보 TV 토론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 될까? 

 USA투데이는 지난 11번의 대선 중 1차 토론의 패배자가 백악관에 입성한 경우는 단 세 차례에 지나지 않는다며 1차 토론의 결과가 6주간 이어질 선거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따라 1차 토론에서 승리를 굳힌 힐러리 클린턴의 백악관행이 유리해진 셈이다.

 1960년 존 F 케네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TV 토론을 벌인 이후 2012년 직전 대선까지 총 14번의 대선 중 세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TV 토론이 열렸다. 이 중 1976년, 1984년, 2012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가 1차 TV 토론에서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차 토론에서 역전극을 선보이며 대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

 이 외에 8번의 대선에서 1차 토론의 패배자는 백악관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2000년 대선 당시 대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가 상대 후보인 조지 W 부시를 토론에서 완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어는 직전 8년간 부통령을 지낸 정치 베테랑이었던 반면 부시는 공식석상에서 단어조차 헷갈려 비웃음을 샀던 정치 초보자였기 때문이다. 자신만만했던 고어는 1차 토론에서 부시가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는 답변을 할 때마다 짜증스럽다는 표정과 한숨을 숨기지 못했다. 이런 모습이 고어를 오만하고 잘난 체하는 인물로 보이게 했다. 결국 고어는 2차, 3차 토론, 그리고 선거일까지 1차 토론의 패배를 만회하지 못했다.

 반면 1980년 대선 당시 레이건 공화당 대선 후보는 '강경보수', '극우'이미지로 중도 유권자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카터 당시 대통령은 1차 토론에서 레이건을 극우로 몰며 그가 의료보조정책을 반대했음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레이건은 카터의 공격이 반복되자 자비로운 웃음을 지으며 "또 시작이군요"라고 점잖게 받아쳤다. 폴리티코는 레이건이 토론에서 자신을 카터보다 "큰 사람"으로 자리매김해 카터를 누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정치전략가 태드 디바인은 "무당파 유권자들은 1차 토론을 보며 처음으로 대선에 관심을 갖게 된다"며 "토론에서 한 후보가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했을 경우 무당파의 지지는 그 후보로 쏠리게 되며 선거일까지 유지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