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28)가 대타로 나서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현수는 28일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6시즌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서 1-2로 뒤지던 9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의 9구째 시속 95.7마일짜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홈런으로 볼티모어는 3-2로 승리했다.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놓고 토론토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볼티모어는 토론토와의 원정시리즈에서 2연패로 몰렸다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볼티모어는 와일드카드 랭킹에서 토론토에 1경기 뒤져 있다.
1회와 2회에서 한 점씩 내준 볼티모어는 7회까지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8회 초 마크 트럼보가 솔로 홈런을 날리며 1점을 따라붙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9회 초 1사 후 조나단 스쿱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볼티모어의 벅 쇼월터 감독은 이 순간 대타 카드를 꺼내 놀란 레이몰드 대신 김현수를 타석에 내보냈다. 대주자로 나선 마이클 본이 2루 도루에 성공해 상황은 1사 2루가 됐다.
타석에 나선 김현수는 신중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보낸 김현수는 2볼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카운트를 맞았다.
하지만 김현수는 차분하게 5구째부터 오수나의 볼을 걷어내며 파울을 만들었다. 결국 8구째 슬라이더가 땅바닥으로 들어와 풀카운트.
승부는 9구째에서 났다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김현수는 기다렸다는 듯 잡아 당겨 담장을 넘겨버렸다.
올 시즌 자신의 6호째 홈런.
지난 2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쳤던 김현수는 2경기 연속 결승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타율도 0.302에서 0.305(292타수 89안타)로 올랐고, 타점도 21개로 늘었다.
김현수는 경기 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타로 나갈 수 있다는 사인이 나와 준비를 잘하고 있었다. 타격 코치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가르쳐 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볼카운트가 몰려 어떻게든 파울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김현수는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팀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다. 신이 나고 흥분된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