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뒤덮인 해수욕장 안타까워…다른 해변서도 수거하겠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18일 오후 2시 제주시 애월읍 곽지과물해변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소속도, 사는 지역도 제각각인 이 사람들은 가수 쿨의 멤버 이재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제주 해안 쓰레기 줍기 번개' 글을 보고 곽지과물해변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모였다.

이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희 집은 태풍 피해 복구가 끝났지만 제주 바닷가로 떠밀려온 쓰레기의 양이 워낙 많아서 아직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도민 여러분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함께하는 해안 쓰레기 줍기 '번개'를 제안한다. 목장갑 정도 준비는 센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게시물에 대한 공감이나 호감을 표현하는 '좋아요'가 2천여 개에 달했고 동참하겠다거나 참석하지 못해 아쉽다는 댓글도 수백개 달렸다.

글을 본 이씨의 팬들과 지역 주민, 관광객을 비롯해 이씨의 사촌 동생이자 함께 제주에 사는 가수 이정, 가수 신지 등 동료 연예인들이 해양정화 활동에 동참하고자 이날 곽지해변에 모였다.

이씨가 거주하는 지역이자 곽지해변이 있는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차량과 인력을 지원했고, 곽지리 주민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제주삼다수, 한라산소주 등 지역 기업에서도 인력과 먹는 샘물 등을 지원했고 매달 '깨끗한 제주 만들기' 운동을 벌이는 제주패스도 힘을 보탰다.

분주히 작업하느라 연신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던 이씨는 행사 취지에 대해 "근처를 산책하다 보니 쓰레기가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 쓰레기로 덮여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며 "마음 맞는 사람 몇 명이 함께 수거하면 금방 될 줄 알았는데 보통 일이 아니"라며 혀를 내둘렀다.

"글만 보고 이렇게 찾아주셔서 정말 고맙다. 좋은 마음을 가진 분들이 이렇게 많다. 서울에서 와준 분들도 있는데 미안해 죽겠다"며 동참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씨는 "제집도 태풍에 담이 무너졌고, 주변에도 하우스 등이 날아가서 피해 본 분이 많다"며 태풍 피해를 본 도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안타까웠다는 그는 "한번 치워보면 어떨까 하며 솔선수범해보자는 마음에 좋은 취지를 갖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고맙다"며 앞으로도 협재, 중문 등 도내 다른 해수욕장을 비롯해 오름에서도 환경정화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