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화제]

'카푸친 원숭이'석기 제작, 세계 최초 발견
 구석기인 처럼 돌 깨서 뾰족한 도구 만들어 
 심지어 자신의 도구를 동료에게 과시하기도


 이제 '도구의 인간'이라는 말을 쓸 수 없게 됐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런던대, 브라질 상파울루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브라질 세하 다 카피바라 국립공원에 사는 카푸친원숭이(꼬리감는 원숭이)가 구석기인처럼 돌을 깨서 뾰족한 석기(타제석기)를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껏 침팬지와 마카크원숭이 등이 단단한 견과류, 과일, 조개 등을 깰 때 석기를 쓰는 경우는 발견됐지만, 석기를 만드는 동물의 행동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카푸친원숭이 무리를 관찰하던 도중 여러 마리가 석영암이나 규암처럼 단단한 돌을 골라 다른 돌을 내리친다는 동작을 반복하는 걸 발견했다. 깨진 돌 111개를 모아 분석한 결과 이 중 절반 가량은 한쪽 면이 날카로운 형태였다. 구석기인이 만든 돌도끼와 비슷했다.

 카푸친원숭이는 심지어 자신의 도구를 동료에게 과시했다. 연구팀은 "원숭이의 이런 행동은 인간이 도구를 만드는 행동과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도구를 만드는데 반드시 사람의 손이나 뇌가 필요하다는 건 아니다"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