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국방·재무 등 여성각료 절반 차지 유력시…패색 '트럼프 내각'은 잠잠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미국 대선이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행정부가 어떻게 꾸려질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두자릿수 차이까지 앞서기 시작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클린턴 초대 내각'의 면면을 놓고 워싱턴 정가에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클린턴 내각'의 3대 핵심인 국무·국방·재무장관,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에 여성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이른바 '여풍당당' 내각이 출범할지도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국무장관으로는 웬디 셔먼(67·여) 전 국무부 차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1997~2001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고문으로 활약했고, 국무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거쳤다.

버락 오바마 2기 정부에서 정무차관을 역임하며, 1년 6개월 가량을 클린턴 국무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현재는 클린턴의 외교 책사로 손꼽힌다.

셔먼과 더불어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남성인 조 바이든(74) 부통령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의 정권인수팀이 준비한 국무장관 후보 목록에 바이든 부통령이 1순위로 올랐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정권인수팀은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국무장관직을 맡도록) 바이든 부통령을 설득할 가장 좋은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동아태 차관보로 클린턴 장관과 함께 일한 커트 캠벨(59)도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며, 정통 외교관 출신인 빌 번스(60) 전 국무장관과 닉 번스(60) 전 국무부 차관, 그리고 클린턴 캠프의 정권인수위원장인 톰 도닐론(61) 전 국가안보 보좌관의 이름도 나온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국무부 한국담당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중국·한국 담당을 역임한 로라 로젠버거(35·여) 클린턴 외교정책 자문도 외교와 안보 요직에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장관에는 미셸 플루노이(56·여)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앞서 거명된다. 국방부 사상 첫 여성장관으로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에 이어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깨는 주인공이 될 지 주목된다.

그녀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북한의 분명한 비핵화신호 없이 대화없다. 강력한 추가제재를 해야 한다" 등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플루노이와 함께 애덤 스미스(51) 전 연방하원 군사위 간사, 잭 리드(67) 전 연방상원 군사위 간사, 에릭 패닝(48) 육군 장관도 국방장관 물망에 올랐다.

재무장관으로는 '페이스북' 최고업무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47·여)가 거론되지만 억만장자의 재무장관 발탁설에 벌써 반발이 있어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1996~2001년 재무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며, 최근 '위키리크스' 폭로를 통해 클린턴이 그의 집을 방문해 자녀들과 놀아줬을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연방준비위(Fed) 이사이자 커트 캠벨 전 동아태 차관보의 부인인 라엘 브레이나드(54·여), 클린턴 캠프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게리 겐슬러(59)도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다.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이 통상적으로 가장 먼저 인선하는 자리인 대통령 비서실장에도 여성인 셰릴 밀스(51)가 거론된다.

그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으로서 3년의 재임 기간을 함께 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다만 밀스는 '이메일 스캔들', 클린턴재단과 국무부 간의 유착 의혹 등 각종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어서 견제가 상당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CNN 등은 위키리크스의 이메일 폭로에 시달리면서도 순탄하게 캠프를 진두지휘한 존 포데스타(67) 선대본부장, 톰 나이드스(58) 전 국무부 행정부장관, 론 클레인(55) 클린턴 캠프 TV토론 담당도 비서실장 물망에 올렸다.

클린턴을 오랜 기간 수행한 후마 애버딘(40·여)의 백악관 행도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클린턴의 '수양딸'로 불리는 그녀는 백악관 비서실 차장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상무장관에는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 보건복지장관에는 니라 탠던(46·여) 클린턴 정권인수위 공동의장이 거론된다.

패색이 짙어지고 있는 트럼프 캠프에서는 국무·국방 등 핵심 장관 정도에서 하마평이 그치고 있다.

국무장관 후보로 워싱턴포스트는 존 볼턴(68)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밥 코커(64) 전 상원 외교위원장을, CNN은 리처드 하스(65)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을 각각 꼽았다.

국방장관으로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 마이클 플린(58) 전 육군 중장, 제프 세션스(70) 상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