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리드'가 단 열흘만에 '1% 추격'으로?

[D-6 / 뉴스이슈]
'FBI e메일 추가 수사 파문'언론들 "트럼프 1%p차 역전"
 지지율 역전 불구, 승패 가를 선거인단 숫자 힐러리 압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개인 e메일에 대한 추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클린턴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FBI 수사가 대선 판을 뒤집는 막판 복병으로 떠오른 것이다. 

 1일 공개된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46%를 얻어 45%인 클린턴에게 1%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30일에 1128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FBI의 클린턴 개인 e메일 추가 조사 결정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ABC방송과 WP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제친 것은 5월 이후 처음이다. 

 이틀전인 지난달 30일 공개된 같은 여론조사(지난달 25∼28일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46% 대 45%로 1%포인트 앞섰다. 

 이 두 매체의 추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불과 약 열흘 전 12%포인트(클린턴 50%, 트럼프 38%)까지 벌어졌던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29일 2%포인트(47%대 45%)까지 줄어들었으며 FBI의 재수사가 반영된 30일 조사 때부터 더 좁혀지더니 결국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여론조사를 믿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12%나 앞서던 클린턴이 단 열흘만에 1%차로 뒤지게 됐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널뛰듯 오락가락하는 여론조사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가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하이오주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CBS뉴스·유고브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이 트럼프를 7%포인트로 넉넉하게 제쳤다. 그런데 사흘 후인 14일 발표된 CNN·ORC 조사에선 트럼프가 클린턴을 4%포인트 앞섰다. 

 자고 일어나면 선두가 바뀌는 미국 대선 여론조사. 이래서 숫자는 의미가 없다. 물론 대선 후보 TV 토론회와 같은 중요한 분기점 이후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남지않은 대선 일까지 나오게 될 여론조사 숫자에 결심을 움직일 유권자는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트럼프가 여론조사 결과 역전했다는 뉴스 보도에도 불구하고 승패의 열쇠를 쥔 선거인단은 여전히 클린턴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막판 대혼전 양상에도 결국 클린턴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ABC 방송과 WP도 트럼프가 클린턴을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선거인단 예측 상으로는 클린턴(279명)이 트럼프(180명)를 누르고 승리한다는 별도의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여론조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