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들 뉴저지 트럼프 골프클럽에 불러 회동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대선 과정에서 전통적인 선거운동을 거부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독특한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트럼프가 자신의 문앞에 장관 지망자들의 행렬을 보여주면서 고루한 인선 과정을 볼거리로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인재 등용법을 소개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모이고 있다.

트럼프가 골프클럽에서 장관직 후보자들과 차례로 만나면서부터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초대 국무장관의 유력한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골프클럽으로 불러들였다.

먼저 도착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골프클럽 현관에서 롬니를 반갑게 맞이했고 회동 후에도 트럼프가 롬니를 배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트럼프는 이어 20일엔 골프클럽에서 국무장관 자리를 놓고 롬니와 경쟁 중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만났다.

초대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떠오른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과 교육장관 물망에 오른 한국계 미셸 리 전 워싱턴 D.C. 교육감도 지난 19일 트럼프를 만났다.

NYT는 트럼프가 골프클럽에서 만난 사람의 면면을 보면 충신(줄리아니), 이전의 적(롬니), 민주당원(미셸 리), 과학자(패트릭 순-시옹) 등 일괄적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장관 기용에 앞서 후보자를 상대로 '면접'을 보는 일은 트럼프 이름을 딴 TV쇼를 연상시킨다.

트럼프는 과거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면서 '넌 해고야'란 말을 유행시키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NYT는 "긴장감을 주려고 트럼프가 예정된 발표와 관련해 사전 힌트를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장관 후보자들과의 만남을 트위터를 통해 스스럼없이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매티스와 만남 다음 날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국방장관으로 검토되는 '광견(Mad Dog)' 제임스 매티스 장군은 어제 무척 인상적이었다. 진정한 장군 중의 장군"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힐러리 클린턴과 로버트 게이츠를 각각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 선임하기 전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쓴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전통적인 인선 방식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