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씨, 쩐○○씨", 레○○씨"…

[지금 한국선]

다문화 사회 이색 성씨·본관 속출
한해 6천∼7천'외국인 가문'탄생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로즈씨는 지난해 '남장미'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남쪽에서 왔다고 해서 '남'이라는 성씨에 영단어 '로즈(rose)'의 한국말인 '장미'를 붙였다.

법원으로부터 창성창본(創姓創本·성과 본을 새로 짓는 것) 허가까지 마쳐 지금 사는 곳의 지명을 딴 '청주 남씨'의 엄연한 시조(始祖)가 됐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가문'이 해마다 늘고 있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귀화 후 창성창본을 허가받은 최근 수년간 매년 6천여명으로 해마다 6천∼7천개 이상의 '외국인 새가문'이 탄생한 셈이다. 이런 현상은 당연히 결혼 이주여성 등 귀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귀화 외국인 모두 창성창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의 편리함이나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개명 결정을 하는 사람이 느는 추세다.

 이렇다 보니 다소 생소한 성씨나 본관도 많다. 특히 전체 5천582개 성씨 중 한자가 없는 성씨가 4천75개에 달하는데 귀화 외국인이 등록한 희귀 성씨가 대부분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귀화 외국인이 등록한 한자 없는 성으로는 '레'·'팜'·'쩐'·'에'·'짱' 등이 있는데, 본래 이름에서 한 글자를 따온 경우다.

 본관 역시 한국 지명을 안 쓰고 본국의 이름이나 지명을 써 '태국 ○씨'·'몽골 ○씨'·'산동 ○씨'·'대마도 ○씨'등의 새로운 가문이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