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결혼 않거나 만혼으로 부케받을 친구 구하기 힘들어 신랑 친구가 대타…'알바' 쓰기도

[지금 한국선/신풍속도]

 지난 10월 경남 거제의 한 결혼식장. 기념사진을 찍다가 사회자가 "부케 받을 신부 친구 분 앞으로 나오세요"라고 하자 한 남성이 뚜벅뚜벅 단상으로 걸어나왔다. 통상 곧 결혼을 앞둔 신부의 여자 친구가 받는 부케를 남자가 받자 하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케를 받은 남귀식(28)씨는 신부와 초등학교 동창으로 20년 넘은 친구다. 남씨는 "신부의 친한 친구들이 대부분 결혼을 해서 미혼(未婚)이 거의 없다"며 "부케 받을 사람이 마땅치 않아 곧 결혼하는 내가 부케를 받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요즘 결혼식에서 '부케는 신부의 여자 친구가 받는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예 결혼 할 생각이 없거나(비혼), 결혼이 늦어지는(만혼)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신부가 결혼할 때 딱 맞춰 부케 받을 여자 친구를 구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신부의 이성(異性) 친구뿐 아니라 신랑 친구가 대타(代打)로 나서기도 한다. '부케 받고 6개월 안에 결혼 못 하면 3년 동안 못 한다'는 속설 때문인지 신부 친구들이 서로 부케를 안 받기 때문에 남자지만 곧 결혼할 친구가 받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 사람을 못 구하면 '부케 알바(아르바이트)'를 쓰기도 한다.

 하객 대행 업계에 따르면 부케를 받고 신랑·신부와 사진까지 찍는 '부케 알바'는 일당 5만~10만원으로 '하객 알바'보다 2만~3만원을 더 받는다. 

 남자가 부케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기성세대 결혼식과는 달리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장난처럼 보이면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