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기억력 높아져 성적에 도움" 연구 잇따르며 인기 부활
미국, 한국인 강사 모시기 경쟁…일본, 일반인'3단 따기 운동'


 한국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주산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해외서 주산 열풍이 부는 이유는 주산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입소문 때문이다.

 한국 초등학교의 80%에서 방과후 학교 과목으로 주산·암산을 선택하면서 주판과 주산 인기가 부활하고 있다고 있다고 21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방과후 활동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주산 학원을 찾거나 과외를 시키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이 주산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주산이 뇌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학계의 연구 논문들이 발표되면서이다. 지난 2015년 순천향의대·가천의대 정신과 공동연구팀은 주산을 배운 초등학생이 배우지 않은 초등학생보다 수학능력,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등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주산을 배운 초등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평균 IQ가 20씩 높았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주산을 연습할 때 주로 불러주는 숫자를 집중해서 듣고 기억해야 주판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집중력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 주산 강사도 인기 직업으로 부상했지만 주산 자격증을 발급하는 여러 민간 자격증 업체에서도 강사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주산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해외에선 이미 주산의 인기가 높다. 주산 11단인데다 암산왕으로도 유명한 이정희(여·55)씨는 지난 2011년부터 미국 뉴욕과 뉴저지에서 주산·암산 강의를 하고 있다. 일본에선 재작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과목에 주산을 포함했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주산 3단 따기 운동이 활발하다. 

 이에 따라 한국의 상고, 여상 등에서 주판 좀 만진다 했던 사람들이 미국 등 해외에 강사로 취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난해 12월엔 한국주산암산수학연구회에서 주최한 주산 세계대회도 서울 세종대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총 17개국 4000명이 참가한 세계 최대 주산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