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파고든 은밀한 성매매 성행…전국 100여 곳 추정

(광주·청주=연합뉴스) 정회성 이승민 기자 =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40만원.

변변한 직업이 없는 35살 이모씨가 지난달 광주 서구에서 성매매업소를 차리는데 투자한 '창업비용'이다.

이씨는 이 돈으로 오피스텔을 빌렸다. 인터넷·SNS로 끌어모은 남성에게 카자흐스탄 국적 20대 여성과 성매매를 알선했다.

그는 성매수 남성으로부터 1회당 15만원씩 받은 돈을 카자흐스탄 여성과 절반씩 나눠 갖는 방식으로 손쉽게 돈을 벌었다.

이씨가 이역만리 떨어진 카자흐스탄 출신 여성을 고용해 오피스텔 성매매 영업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정보 공유 사이트를 알게 된 덕분이다.

그는 포털사이트에서 개인 블로그를 만들듯 해외 음란정보 공유 사이트에서 온라인 성매매업소를 개설했다.

온라인 업소를 개설한 뒤에는 사이트 운영자에게 오피스텔 임차계약서를 전자메일로 보내 실제 성매매업소 운영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이트 운영자는 이씨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외상'으로 카자흐스탄 여성을 소개하고 국내로 들여보냈다.

영업 준비를 마친 이씨는 온라인 업소에 낯 뜨거운 사진과 코스, 요금, 전화번호, 영업시간 등 안내 정보를 올려 손님을 끌어모았다.

실제 성매매는 건물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는 오피스텔에서 은밀하게 진행됐다.

이씨의 범행은 성매수남을 가장하고 특별단속에 나선 경찰관에게 이달 9일 꼬리가 밟혔다.

경찰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이씨 이름으로 계약된 또 다른 오피스텔에서 성매수남을 기다리던 카자흐스탄 출신 여성 2명을 더 찾아냈다.

이씨가 이용한 음란사이트와 연계한 성매매업소는 경찰이 파악하기로 전국 100여 곳에서 문을 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8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똑같은 유형의 성매매업소를 이용한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오피스텔 문을 나서다가 '주택가에서 성매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승용차로 손님을 실어나르는 모텔형, 오피스텔형 성매매까지 기승부리고 있다"며 "사이트 운영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