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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독감예방 등 기능적 역할 넘어 얼굴 가리개
 흉악 범죄 범인도 착용, 연예인들 '공항 패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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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색 천 일색서 탈피 패션 아이템…매출 65% 급증
"자기 위안외에 시대적 의사표현 수단으로 활용 확대" 

 

인터넷 발달에 따른 익명성 추구와 시대적 의사표현의 도구로 패션 마스크가 각광받고 있다. 마스크는 패션쇼에 등장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필수품이 됐다. 미국에선 그나마 아직 덜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선 미세먼지와 독감을 막는 동시에 개성을 나타내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정착한지 오래다. 

 ▶한국선 외출시 필수 지참품

 우선 마스크가 이렇듯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계절을 따지지 않고 오는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마스크는 꼭 지참해야 할 용품으로 자리잡았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기능적 이유도 있지만 신분을 감추기 위한 용도로도 마스크는 아주 긴요하게 사용된다. 특히 한국에선 공교롭게도 최근 TV와 신문에서 자주 보이는 인물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온다.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는 특별검사 사무실 소환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임모 씨도 경찰 조사 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처럼 경찰, 검찰 소환 때 마스크는 거의 필수품이 됐다. 

 한국의 한 경찰관은 "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허용하고 있다"며  "경찰서마다 마스크를 위한 예산은 없고, 본인이 가져오거나 경찰이 갖고 있는 마스크를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범인 초상권도 보호돼야 한다는 권고로 마스크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허가하고 있다"며 "수감시설에서 영치금으로 자비 구매물품인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마스크는 한국 연예인들의 '공항패션' 대명사.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출입국 때 자주 착용하지만 오히려 더 눈에 띄어 사람들이 주목하기도 한다. 

 ▶"정체성 숨긴 채 익명성 원해"

 밋밋한 하얀색 천이 대표적인 이미지였던 마스크는 이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4년부터 중국과 홍콩에서는 마스크 패션쇼가 연례행사로 열리기 시작했다. 미국 CNN도 "중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해지면서 마스크가 기능적 역할을 넘어 하나의 패션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국내 지난해 11, 12월 패션 마스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늘었다. 

 패션디자이너 허환 씨는 "마스크의 유행은 단순한 패션현상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익명으로 살고 싶은 시대정신의 표현 중 하나"라고 말한다. 

 또 다른 사회평론가는 "마스크는 민낯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위안의 효과가 있으나 지난해 이화여대 시위 때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사회적으로 당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한국에선 마스크가 시대적 의사표현의 한 도구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