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피살소식에 그의 외삼촌 성일기(85)씨는 "항상 각오하고 있던 일"이라고 말했다.

'최연소 빨치산'으로 몇 차례 언론에 소개된 성씨는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당한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 1997년 2월 남파 공작원에게 피살된 이한영의 어머니 성혜랑의 오빠다. 두 여동생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 부모를 따라 북한으로 갔지만, 성씨는 홀로 남쪽에 남았다.

한국에 사는 성씨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남이와 한이가 너무 (언론에) 나대니까 그럴 줄 알았다"며 "다 각오하고 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가 언급한 한이는 1997년 피살된 김정남의 이종사촌 이한영을 말한다.

김정남을 직접 만나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성씨는 "정남이는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지만, 동생 혜림(김정남의 어머니)이는 2000년도 초반 모스크바에 있을 때 가끔 전화로 통화했었다"고 밝혔다.

성씨는 김정남 피살 사건이 알려지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워 하는 반응을 보이며 말을 아꼈고, 두 조카가 차례로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데 낙심한 듯 "이젠 모든 것에 대해 다 관심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한편, 북한에서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의 단짝 친구였던 무용배우 출신 김영순(80) 씨는 "김정남 사망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며 "성혜림의 오빠이자 김정남의 외삼촌인 성씨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nkfutu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