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하이브리드, 평균 58마일 미국 1위

<시승기> 현대차 2017 아이오닉(Ioniq) 하이브리드 & 일렉트릭


일렉트릭, 정숙성·부드러움·가속감 나무랄 데 없어…진짜 출퇴근용 전기차
미래형 자동차 새 기준 제시…시장 강자 도요타 프리우스 '추격전' 본격 시동

  

"백문(百聞)이 불여일승(不如一乘)."
 현대자동차의 본격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시리즈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친환경 하이브리드로 고연비에 드라이빙의 재미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은 미래형 차"다. 프리우스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그 아성에 도전한 첫 한국차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지난 22일 산타바바라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첫 대면했다. 소감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하이브리드니까 고연비 경제성과 정숙성 쯤은 기대했지만 파워, 주행성능, 효율적인 실내공간 등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산타바바라 = 최낙형 기자>

 ▶최고연비에 감성 디자인

 우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모드와 엔진 모드를 번갈아 사용해 복합연비 58MPG를 자랑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논플러그인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연비다. 실제 시승 차량의 도착지점 평균 연비는 55~58MPG를 기록했고, 일부 차량은 최대 갤런당 70마일을 넘기까지 해 기자들을 놀래켰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외관 디자인은 일단 경쟁자 프리우스보다 진보적인 점은 확실하다. 현대차의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은 헥사고날 그릴이 헤드라이트와 이어져 균형잡힌 모습이다. 
 실내 테리어 역시 깔끔하다는 느낌과 차별화된 감성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운전석과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조작 버튼들의 시인성, 조작성이 우수하고 전방 시야 확보도 용이했다. 다양한 수납공간 등 곳곳이 탑승자를 배려하고 있었다.

 ▶무진동 무소음에 파워까지

 출발은 역시 무진동 무소음으로 깨끗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고 나가도 마찬가지다. 모터와 엔진의 전환점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러워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EV 모드인지 엔진모드인지 분간이 안 간다. 

 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도 무리없이 치고 나갔다. 속도는 80마일까지 무난하게 치고 올라갔다. 가속 시에는 엔진음도 증가하면서 속도감이 한층 배가돼 액티브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주행과 스포츠모드를 이용한 가속파워에 감탄사가 났다. 이처럼 높은 연비와 준수한 성능은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습이다.

 다만 제동력은 다소 아쉬웠다. 신호가 걸려 정차를 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생각보다 제동 거리가 긴 느낌이다.

 첨단 안전사양도 주행을 도왔다. 7인치 TFT 클러스터에선 모든 핵심 운전 정보를 고해상도로 안내하며 ▶보행자 감지 기능 적용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BSD) ▶후방 크로스 트래픽 경보 시스템(RCTW) ▶브레이크 성능 수위 조정 기능 등과 같은 최신 안전사양을 탑재했다.

 ▶시동 걸린게 맞나요?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 엔진을 완전히 떼어낸 차다.

 기본 차체는 동일하지만 겉모습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 태생적으로 엔진이 없어 내연차라면 으레 있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민무늬 커버가 대체했다. 뒷면도 그릴 모양의 검은색 범퍼 장식 대신 전면과 유사한 민무늬 범퍼로 대체했다. 

 운전석에 앉으니 내연기관 차에서 보이지 않던 요소가 눈에 띄었다. 바로 전자식 변속버튼이다. 운전석 오른쪽에 변속기가 무의미한 전기차를 위해 전자식 변속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시동(전원)을 걸었다. 전기차답게 정적이 감돈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아도 전혀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아 얼마나 속도를 내고 있는지 체감이 안될 정도다. 가속 시 하이브리드와 달리 가속 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차는 침묵을 지켰다. 그러면서도 주행 중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가 크지 않아 소음 차단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

 ▶저속에도 강력 파워

 출력은 여느 내연기관차 못지않게 '짱짱'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88㎾ 모터는 최고 출력 118마력, 최대 토크 218 lb.-ft.를 발휘한다. 출력은 상대적으로 낮아 최고 속도는 느리지만 순간 가속 때 치고나가는 속도는 좋은 편이다.

 승차감도 꽤 안정적이다. 고속주행 중에도 불필요한 흔들림을 많이 잡아줘 커브길을 고속으로 달리는 동안에도 크게 쏠리지 않고 무리 없이 달렸다.

 다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비해 서스펜션과 제동 능력은 다소 부족했다. 제동 시 타이어가 약간 밀렸다. 특히 경사진 언덕길에서의 밀림현상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큰 고민 중에 하나는 충전일 것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124마일을 달릴 수 있다. 연비는 환경보호국(EPA) 기준으로 미국내 시판되는 전기차 중 가장 높은 136MPGE를 기록했다. 마음 편히 장거리 주행을 갈 수 있을 정도의 완전함을 갖추진 못했지만, 출퇴근용이라면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프리우스 '비켜'

 탁월한 경제성, 주행성능, 친환경 요소, 깔끔한 디자인 등을 겸비한 아이오닉 모델은 젊은층과 여성층에게 권할 만한 차량이다. 특히 일렉트릭은 근거리 출퇴근 족에게 '안성맞춤'일 듯 싶다.

 하이브리드의 글로벌 강자 토요타 프리우스와 좋은 대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오닉과 프리우스의 장단점은 있겠지만 아이오닉은 가격적인 면과 주행성능 등이 경쟁력으로 손꼽힐 만하다. 

 하이브리드 모델(현재 시판중)은 2만2200달러(Blue 모델)부터 시작되며 일렉트릭(4월 시판 예정)은 2만9500달러부터다. 전기차인 일렉트릭은 리스 계약시 무제한 마일리지(Unlimited Mileage Limit)에 충전비용까지 보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