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형여행사, 선양∼청주 모객 중단…청주∼장자제 부정기편 운항 불발 
대구공항 전세기 운항 불투명…양양공항 광저우·선양 정기노선 취항 무산
유커 의존도 높은 지방공항 치명타…"反韓 분위기에 중국여행 기피 분위기"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김형우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한·중을 잇는 하늘길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한국 항공사의 모객을 막아 중국인들의 국내 관광이 중단되다시피 했고, 중국 여행을 떠나려던 한국 관광객들도 발길이 묶였다.

중국 유커 의존도가 높은 지방공항과 중국 전담 여행사들은 중국발 '사드 불똥'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8일 중국 동북3성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여행사 중 하나인 캉후이(康輝)여행사가 한국 이스타항공과 연계한 동북지역의 한국행 관광객 모집을 중단하기로 했다.

캉후이 여행사는 이달 들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급속히 진행되자 보복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매일 1차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과 국내 청주국제공항을 오가던 이스타항공편 유지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선양∼청주 노선에 투입하는 항공편의 좌석 150개 중 100개를 캉후이여행사가 책임져 왔기 때문에 모객을 중단할 경우 3분의 2에 해당하는 좌석을 메울 방법이 딱히 없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이 같은 통보를 받고 내부 논의를 거쳐 항공편 감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쓰촨(四川)항공은 동절기 잠시 운항을 중단했던 청주·대구공항∼장자제(張家界·장가계)간 전세기 노선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쓰촨항공은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주 2회(수·토요일)씩 청주∼장자제 노선을 모두 124편(출·도착 포함) 운항하며 1만9천878명의 승객을 실어날랐다.

같은 기간 대구∼장자제 노선도 94편(출·도착 포함) 운항했고, 이용객은 1만5천412명이나 됐다.

이처럼 꾸준한 인기 노선이었기에 올봄 운항 재개는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여행사가 항공사에 운항 요청을 하지 않아 항공사도 전세기 편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충북도는 전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쓰촨항공 역시 사드발 중국의 보복 조치로 보고 있다.

오는 4∼11월 중국 우한(武漢)·충칭(重慶) 등 18개 지역에서 관광객 7만명 가량이 전세기 378편을 이용해 대구공항으로 들어오려던 계획도 중국 당국이 운항 허가를 내주지 않아 차질을 빚게 됐다.

이 때문에 당장 오는 4∼5월 중국 청두 등 9개 지역을 출발해 대구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전세기 108편 일정이 불투명하다.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오는 6∼11월 대구로 오는 나머지 전세기 270편 운항도 예정대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

제주공항의 경우는 한국 국적 항공사의 제주∼중국 직항편 좌석 예약률이 비수기라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도 비슷했다.

항공업계는 그러나 중국 여유국이 주요 여행사에 이미 판매된 한국 관광상품을 이달 중순까지 취소하거나 소진하라고 지시한 것을 고려할 때 이후부터는 예약률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을 오가는 전세기 운항이 잇따라 막히면서 봄철 관광 성수기를 앞둔 여행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전세기를 이용, 중국 관광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여행사들은 개점휴업 처지에 놓였다.

여행사들은 서둘러 정기 노선을 이용하는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있지만, 직항인 전세기와 달리 경유가 불가피해 모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주의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내달 장자제로 떠날 관광단 240명을 모집했다가 전세기 운항이 불발돼 예약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내 반한 분위기까지 고조되면서 아예 여행장소로 중국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당장 운항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정기 노선도 사드발 후폭풍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청주발 중국행 6개 정기 노선 중 3개(푸둥·하얼빈·대련)의 운항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사드 등의 여파로 3개 노선의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현재까지 심양과 닝보, 연길 노선만 운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항저우 노선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 역시 중국행 탑승률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비수기이긴 하지만 청주발 항저우행 항공편 탑승률이 평균 30%에 그치고 있다"며 "입·출국 양편 이용객이 모두 줄고 있어 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주공항의 경우 지난달 국내선 이용객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달 2만9천297명으로 1년 전보다 13.8%(4천701명)나 감소했다.

양양공항에서는 사드발 보복 조치에 부담을 느낀 이스타항공이 중국 광저우(廣州), 선양을 오가는 정기운수권(각 주 3회)을 국토교통부에 자진 반납하면서 개항 14년 만의 정기 노선 취항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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