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이후 태어난 53~71살 베이비부머 세대

[심층분석]

美 20년전 같은 나이 세대보다 부채 5배 이상 '껑충'
파산·실직등에 빚 갚을 길 막막…"미국 경제 악영향”

 2차대전 뒤인 1946~64년 사이에 태어난 53~71살의 인구를 일컫는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약 75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미 전체 인구의 약 23%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신문이 예를 든 캐슬린 울프(68)의 경우 '파산한 베이비붐 세대'의 전형적인 전철을 밟았다. 젊은 시절 청소업체를 운영했던 그는 2000년대 이후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큰 수익을 냈다. 집을 사서 보수한 뒤,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식이었다. 연수익이 많게는 2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공을 거듭했지만, 2008년 닥친 금융위기가 모든 걸 바꿨다.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고, 대출빚을 갚느라 모아둔 돈을 소진했다. 메디케어 비용을 지불할 여력조차 없었다는 울프는 "한때 통장 잔고가 1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의 노동자복지연구소 조사 결과를 보면, 베이비붐 세대는 20여년 전 같은 나이의 세대보다 많게는 5배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6~70살 사이 베이비부머가 보유한 빚은 2015년 평균 9만9700달러로 10년 전에 견줘 10%가량 증가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부담하고 있는 부동산 대출금 역시 2015년 평균 2만800달러였다.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뢰크 연구원은 "노년 인구층이 이처럼 높은 수준의 빚을 감당하고 있는 시기는 거의 처음"이라고 말했다.

 빚을 갚는 일도 녹록지 않다. 적당한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순자산마저 점점 줄어드는 탓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순자산은 2013년 평균 16만8900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10년 전 같은 인구층에 비해 32%가량 감소한 수치다.

 베이비부머의 경제적 어려움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국 트랜스아메리카 은퇴연구소의 캐서린 콜린슨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가 무덤에서 빚을 갚을 순 없다며 "이들이 보유한 빚이 결국 부동산 시장을 비롯해 미 경기침체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