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군이 최근 한국에서 지하갱도에 숨은 적을 소탕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사시 북한 지하시설에 몸을 숨긴 북한군과 수뇌부 등을 격멸하는 훈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주한미군에 따르면 미 육군 66기갑연대 3대대 병력은 지난 8일 경기도 의정부 미군기지인 '캠프 스탠리'에서 적 갱도 소탕훈련을 했다.

이들은 북한 지하갱도를 모방한 시설에 들어가 곳곳에 숨은 가상의 적을 소탕하는 기술을 숙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사진들에는 완전 무장을 갖춘 66기갑연대 3대대 병력이 갱도의 어둠 속에서 신속하게 기동하는 모습과 개인화기를 발사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북한은 유사시 주요 지역에 한미 양국 군의 공습과 포격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병력과 장비를 보호할 지하갱도를 광범위하게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6·25 전쟁 당시 미군의 공중 폭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경험을 토대로 1960년대부터 '전 국토의 요새화'를 내걸고 지하갱도 구축작업을 해왔다.

이에 따라 한미 군은 북한군에 대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상 시설 파괴에 이어 지하갱도에 은닉한 북한군을 소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주한미군은 여러 경로로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군 지하갱도를 지도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고 2007년부터는 한미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지하갱도 작전을 교육하는 'UGF'(Underground Facility, 지하시설)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해왔다.

군 안팎에서는 유사시 지하갱도에 숨어 전쟁을 지휘하는 북한군 지도부를 제거하려면 지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파괴하는 미군의 레이저 유도폭탄 '벙커 버스터'(GBU-28)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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