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튼 서니 힐스 하이스쿨 11학년 박재우군

메어지리그를 달굴 차세대 한인 야구 꿈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주인공은 플러튼의 서니 힐스 하이스쿨에 재학 중인 박재우(16).

LA나 오렌지 카운티에서 어린 시절 꿈나무로 인정을 받았던 어린 선수들은 많이 있었지만 실제로 메이저리거로 자라 스타덤에 오른 선수는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재우는 다르다. 11학년 이지만 일찌감치 지난해 말 대학야구 디비전1에 속해 있는 UC 어바인 진학을 확정지었고, 학교 팀에서는 주전 유격수이자 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 박재우가 이끄는 서니 힐스 하이스쿨은 프리시즌 게임에서 7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박재우는 지난 달 28일 열렸던 에스탄시아 하이스쿨과의 경기서는 인필드 홈런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은 데다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가 트레블 팀에서 맹활약하며 미국 서부 지역 대표선수로까지 뽑히자 9학년 말부터 대학 팀들부터 입학 제안을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11학년이 되자 무려 17개의 대학으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았다.

UC 어바인의 공식 초청을 받은 지난해 10월 박재우는 가족과 함께 학교를 방문했다. 강의실과 도서관, 야구장, 클럽하우스 등 학교의 모든 시설을 구경한 뒤 마이크 길레스피 야구부 코치와 만났다. 그는 박재우에게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 등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박재우는 이를 받아들였다. UC 어바인의 2018년도 첫 장학생이었다.

사실 서니 힐스 하이스쿨에서는 그의 평점이 4.0인 점을 감안해 하버드, 프린스턴, 브라운 등 아이비리그로의 진학을 권유했지만 박재우의 생각은 달랐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명문 학교도 탐이 났지만 박재우가 UC 어바인을 택한 것으 ㄴ부모님 곁에 최대한 가깝게 있고 싶어 하는 효심 때문이었다. 지난 2009년 미국으로 이민 와 영어가 자유롭지 못한 부모님 곁을 떠나기가 힘들었던 것.

박재우는 남들보다 늦게 야구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전혀 야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든든한 후원자인 아버지 덕에 빨리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아버지 박효철씨는 한국에서 야구선수 생활을 한 뒤 고등학교에서 감독을 지냈떤 야구인 출신이다.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한국 학교 스포츠의 현실에 환멸을 느껴 아들에게는 운동을 시키지 않았다. 미국으로 건너온 뒤 미국의 학교 스포츠는 한국과 다르다는 사실을 느낀 그는 아들에게 야구를 지도하기 시작했고, 피는 속일 수 없었떤지 박재우는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아버지는 현재 한인 식품 회사에서 드라이버로 일하고 있다. 새벽과 오전에는 일을 하고 오후와 주말에는 학교와 트레블 팀에서 야구를 하는 아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느라 여가활동을 즐길 시간도 없다. 그런 부모를 위해 박재우는 학교도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탰했고, 그리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기 위한 거대한 꿈을 세워놓고 있다.

"대학은 결정됐지만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훈련해 하이스쿨을 졸업하면 일단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 신청할 생각"이라는 박재우는 "아버지의 노력에 걸맞은 훌륭한 선수로 자라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에서 자라난 스타 플레이어가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