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실종일까. 아니면 외화의 공습인가.

영화 ‘미녀와 야수’, ‘콩:스컬 아일랜드’ 부터 ‘로건’ 까지 외화들이 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먼저 디즈니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가 개봉 3일째 관객 100만명을 돌파,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최단 기간의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봉한 ‘미녀와 야수’는 토요일인 18일 하루에만 60만2180명(누적 관객수 100만6518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미녀와 야수’의 흥행은 이미 예고됐다. 전체관람가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첫 실사판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는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야수의 왕자 시절과 사랑스러운 아가씨 벨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추가됐고, 마치 대형 뮤지컬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군무와 노래는 영화의 포인트. 여기에 ‘해리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 역의 엠마 왓슨의 첫 노래 연기 역시 훌륭했다는 평가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콩:스컬 아일랜드’ 역시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스토리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같은 기간 14만1278명(누적 관객수 142만4333명)을 모으며 2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흥행 요인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괴수에 있다. 

‘콩’의 키는 무려 30m로 이전 영화 속 킹콩들보다 무려 2배 이상 몸집이 커져 역대급 스케일을 확인시켜준다. 여기에 인간과 감정을 공유하고, 도구까지 사용하는 등 더욱 진화된 모습이 정겹다. ‘거대한 괴수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괴수들이 총출동하는 가운데,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사무엘 L. 잭슨, 존 굿맨, 토비 켑벨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마지막 울버린’이라는 아쉬운 타이틀의 ‘로건’도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로건’은 토요일 6만9439명(누적관객 202만8725명)으로 개봉 19일 째 200만명을 돌파,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신작 영화들의 공세와 더불어 개봉 3주차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평과 지지, 재관람 열풍 속에 실시간 예매순위, 일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해 뜨거운 흥행세를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SNS를 통해 각종 패러디물도 등장하고 있어 관객들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로건’은 기존 슈퍼히어로 무비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된 분위기와 비주얼, 사실적이고도 강렬한 액션, 끝내 눈물을 흘리게 하는 감성적인 코드까지 모두 갖춰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신드롬을 일으키며 이미 ‘장기흥행 티켓’을 예약했다. 

반면, 한국영화로는 한채아 주연의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4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3만5680명(누적관객수 8만1326명)을 모았다. 한국영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이달 말 부터는 그래도 기대해 볼 만 하다. ‘연기파 배우’ 한석규의 ‘프리즌’과 손현주-장혁의 ‘보통사람’이 오는 23일, 임시완의 ‘원라인’이 오는 29일 각각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올 여름은 1000만 흥행의 봉준호(옥자), 류승완(군함도)그리고 김용화(신과함께), 정윤철(대립군) 등 스타감독들이 대거 신작을 내놓기 때문에 그 어느때 보다 뜨거운 한국영화의 흥행대결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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