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19대 대선 / 본보 여론조사


  10명 중 7명 "탄핵, 옳은 결정"…'변화'와'변혁'기대
  이재명 시장 지지율 1위 불구, 16% "마땅한 후보 없어" 
  높은 야당 지지율 의외…'보수일색 한인사회'격세지감
 "한국 정치 환골탈태, 대립·갈등 치유 국민통합 급선무"

 이번 본보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미주 한인들의 민심은 '변화'와 '변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한국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보여지듯 야권 정당과 후보에 대한 단순한 쏠림 현상을 넘어 한국 정치의 근본적인 환골탈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적 사건을 통해 정권 교체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혁까지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대해 조사 대상자 10명 중 7명아 옳은 결정이라고 답했다. 전체 366명 중 69.4%에 달하는 한인들이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특히 파면 결정에 대해 본인이 진보층, 중도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각각 86.5%, 79.7%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으나 보수층 응답자는 56%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 대선 주자 및 정당 지지율

 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선 후보가 이재명 성남시장(23.0%)이라는 점은 매우 의미가 깊다. 본국 여론 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4.8%)와 안희정 충남지사(15.3%)를 각각 3위와 2위로 내려 앉혔다.

 아직 민주당 내 경선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긴 하지만 이 시장의 선두 차지에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한인들의 표심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진보층에서 이 시장의 지지율은 40.4%에 달해 변혁에 대한 요구가 중도층이나 보수층에 비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지할 만한 후보가 없다는 대답이 16.4%나 되는 것은 각 당의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론 '마땅히 좋아할 만한 후보가 없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정당 지지율에선 민주당이 39.3%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자유한국당(18.6%)과의 격차가 컸다. 한인 사회 속성상 보수적 정치 성향임을 감안해 보면 의외의 결과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18.0%)가 주로 보수층(20%)과 중도층(21.5%)이어서 가변성이 존재하지만 한인들의 '민주당 지지'는 굳건한 것으로 분석된다.

 ⊙ 대통령의 덕목과 우선 과제

 차기 한국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정직'(31.1%)과 '소통'(25.7%)이 꼽힌 것은 다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여준 은폐와 불통에 대한 반발로 받아들여진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성의없는 해명, 특검 조사 거부, 헌재 불출석 등에서 지도자로서 보여주어야 할 최소한의 기본 자질을 기대했던 한인들의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직'과 '소통'의 덕목이 대선 주자 지지율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도 특이한 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인들은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국민적 통합'(35.6%)을 꼽았는데 탄핵 심판 전후 '촛불'과 '태극기'로 대별되는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진다.

 북핵 문제(12.5%)나 사드 배치(9.5%) 등과 같은 안보 이슈나 경제 문제(17.8%) 보다도 통합을 강조한 것은 국민 상호간 상처의 회복과 이를 통한 내부 결속이 안보 이상으로 국가 존립에 중요하다는 한인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