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5개월래 최저치…내달 1100원 아래 떨어질지도
美 유학생·기러기 가족들은 송금액 늘어 '웃고'
한국송금 많은 한인·한국 제품 수입업체 '울고'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환율이 5개월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0원 내린 111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10일 1108.4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여 만에 최저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원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미국의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이후 달러는 약세가 시작됐고 여기에 흔들리는 '트럼프 노믹스'가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초기 반이민 행정명령과 '트럼프 케어'좌초 등 잇단 악재로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노믹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달러 약세를 이끌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가속이 붙고 있다는 풀이다. 

 달러화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4월 중 110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에 민감한 한인사회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돈을 받아야 하는 한인 및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 반갑기만 하다. 

 한국에 있는 부모로부터 송금을 받고 있는 유학생과 미국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한국의 기러기 아빠, 또한 매달 한국 본사에서 보내오는 월급을 받아야 하는 지상사 직원들은 환율이 하락하면 반사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똑같은 원화를 송금해도 원·달러 환율이 낮아져 더 많은 액수의 달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상사 직원의 경우 더 두툼한 월급봉투를 받게 되는 셈이다.

 반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해야 하는 한인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울상이다. 

 LA거주 하모씨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보내 드리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더 많은 달러를 보내야 그간 보내드렸던 금액과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식품이나 의류 등을 들여오는 한인 수입업체들도 한진해운 파산 등으로 운임이 오른 마당에 환율마저 하락해 수입원가가 올라갈 것으로 보여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할 상황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