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5% 과반 득표로 김진태·이인제·김관용 따돌리고 후보 지명
당 수습과 보수후보 단일화 추진할 듯…"바른정당 돌아와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배영경 기자 =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31일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책임당원 현장투표(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50%)에서 1위에 오른 홍 지사를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원내교섭단체 가운데 대선후보를 확정한 것은 지난 28일 유승민 후보를 선출한 바른정당에 이어 한국당이 두 번째다.

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은 홍 후보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김진태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졌다.

홍 후보는 책임당원 투표에서 61.6%, 국민 여론조사에서 46.7%를 각각 얻어 총 54.15%의 과반 득표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19.30%(책임당원 21.1%, 여론조사 17.5%)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4.85%(책임당원 5.1%, 여론조사 24.6%), 김 지사는 11.70%(책임당원 12.2%, 여론조사 11.2%)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완주했던 홍 후보는 10년 만의 재도전에서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양강 구도였던 당시 경선에서 홍 후보는 0.9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 경선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 결정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대선주자 가운데 선두를 질주하며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안정시키고 야권 유력 주자들에 맞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오늘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탄핵이 끝났다"면서 "탄핵의 원인이 됐던 바른정당 사람들이 이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기다려서 보수 대통합을 하겠다. 그렇게 해서 보수우파의 대통합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 후보는 가난했던 유년기를 보내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슬롯머신 사건' 등을 수사하며 검사로서 명성을 얻었다.

검찰 고위 간부를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된 이 사건 수사의 여파로 결국 옷을 벗은 홍 후보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 정치인으로 변신,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갑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서울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4선 의원까지 지내고 2011년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대표까지 지냈으나,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개성이 강해 '통제가 안 된다'는 지적과 '막말 정치인'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경남지사로 재선에 성공했으나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올해 2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화려하게 부활, 범보수의 유력 주자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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