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영업 개시 사흘 만에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돌풍'이다. 한국내 2호 인터넷 은행이 될 '카카오뱅크'도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돌풍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사용자들을 기반 고객으로 하는 카카오뱅크의 해외 송금서비스는 싸고 간편한 송금 과정을 제공해 이곳 미주 한인들에게도 기대가 크다. 

 인터넷 뱅크 돌풍의 원천은 금융과 정보기술을 접목한 혁신의 결과다. 하루 24시간, 365일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금융서비스를 받는 구조부터가 기존 은행과는 다르다. 

 편의성만 높아진 게 아니다. 대출 금리는 낮고 예금 금리는 높은 파격적인 상품 구조는 인터넷은행 경쟁력의 핵심이다. 영업점포와 창구 인력이 필요 없어 절감된 운영 비용을 고객들에게 그대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기존 은행들이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구조적 장점이다. 현재 미국에는 약 12개의 인터넷 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곳 미주 한인사회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은행도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회의적'이다.

 요즘 고객들은 은행에 가지 않고도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스마트폰 터치 한번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영어에 능통한 한인 1.5세나 2세들의 경우 한인은행 자체를 이용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한인은행들도 온라인이나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해서 반드시 인터넷 은행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기존 한인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 뱅킹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예금, 계좌이체 등 기본적인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이외의 특화된 서비스나 수익모델이 없는 인터넷 은행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을 가지 않고도 계좌를 오픈하고, 시중 은행과 비교해 싼 금리에 대출을 제공한다든지, 높은 이자율의 예금상품을 내놓는다면 한국처럼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여지는 남겼다.

 기존 은행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뚜렷한 수익모델이 있으면 한인금융권에서도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당장 인터넷 은행 출현은 아니어도 급변하는 금융권의 변화로 기존 한인은행들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예대마진 수입으로 '이자 장사'를 하며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기존 은행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