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美 무슬림계 고등학생
'중요한게 뭔가'질문에

 '당신에게 중요한 것(matter)은 무엇인가'라는 대학 입시 문항에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LivesMatter)"고 100번 쓴 18세 소년이 스탠퍼드대에 합격했다. 

 뉴저지주에 사는 무슬림 고등학생 지아드 아메드(사진)는 지난 1일 트위터에 스탠퍼드대에 낸 원서와 합격 통지문을 올렸다. 원서에서 그는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이유는 뭔가"라는 물음에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고 100번을 썼다. 아메드는 CNN 인터뷰에서 "학교 성적과 봉사활동, 과외활동 내용을 원서에 많이 담았지만 마지막 문항에 가까이 가면서 정작 진짜 내 목소리는 빠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정의에 대한 내 열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2014년 '퍼거슨 사태'이후 미국 사회 전반으로 번진 구호다. 당시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학교에 가던 18세 흑인 소년이 경찰의 총격에 숨지자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아메드는 "무슬림으로서 이슬람 혐오가 내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이것 역시 인종차별주의와 억압의 유산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퍼거슨 사태 이후 흑인 인권운동과 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합격 소식을 올린 뒤로 관심을 많이 받았다면서 "이런 관심을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불평등과 맞서는 운동으로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는 아메드의 합격을 공식 확인했으나 아메드가 스탠퍼드로 갈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메드는 예일대와 프린스턴대에도 합격해 이달 말까지 어느 학교를 다닐지 계속 고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