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 치킨

 여의도에서 대박을 터뜨린 유명 치킨집 '꼴통 치킨'이 LA에 상륙했다.

 꼴통 치킨은 LA 8가와 베렌도 코너에 지난달 그랜드 오프닝을 알리고 남가주에서 또 한번의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꼴통 치킨은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의 치킨을 제공한다. 그러나 가격이 싸다고 품질까지 싸게 보면 안 된다. 박리다매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꼴통 치킨에는 최고의 식재료와 손맛이 들어간다. 먹어보면 금방 안다. 그래서 저녁 무렵이면 몰려드는 손님들과 주문 전화로 북새통을 이룬다.

 왜 상호명이 '꼴통 치킨' 인지는 이곳 주인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천만불의 사나이에서 지금은 하루 16시간씩 일하며 타운에 꼴통 치킨맛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인장은 '꼴통 감독'으로 통한다. 한국의 대박 가게들을 뒤로 하고 빈 몸으로 미국행을 택해 LA 한인타운에서 다시 한 번 꼴통 치킨의 맛과 문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꼴통 감독. 꼴통 보다는 꿈, 이상, 낭만을 쫓는 돈키호테라 부르고 싶은 꼴통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사업가로서 큰 성공을 거둔 이력이 있다.
A. 80년대 초 LA에서 필하모닉이란 가라오케를 오픈해 첫 번째 대박을 쳤다. 이후 한국에 영상 가라오케 시스템을 보급하고 청담동, 한남동 등지에서 십여 개의 필하모닉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필하모닉은 당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손꼽힐 정도였으니 두 번째 대박이었다.

Q. 다음 행보가 흥미롭다. 영화 감독으로 데뷔해 세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A. 90년대 초부터 2001년까지 영화 감독으로 활동했다. '비설'(1995) 'A+삶'(1999) '헤라 퍼플'(2001)의 메가폰을 잡았다. 이민우, 황수정, 김명곤, 이보희, 신혜수, 김청 등 당대 탑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세 편의 여화를 제작 및 감독했다. 흥행은 배제하고 작품성만을 고집하는 꼴통 기질로 '꼴통 감독'이란 별명이 붙었다. 흥행이 썩 훌륭한 편은 아니어서 노숙자 신세까지 지게 됐다.

Q. 그리고 다시 꼴통 치킨으로 또 한 번의 대박을 터뜨렸다.
A. 꼴통이란 이름으로 여의도에 오픈한 치킨집이 큰 성공을 거뒀고 총 11개까지 매장을 확장했다. 성공에는 고충이 따르는 것인지, 친척들이 재산을 훔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핏줄간의 싸움은 천륜을 어기는 일 아닌가. 슬프고, 분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꼴통 치킨의 모든 가게들을 하루 아침에 닫아버리고 다시 미국에 왔다. 타운에 최고의 치킨맛을 전하겠다. 꼴통 치킨 브랜드로 켄터키 할아버지를 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꼴통 치킨'의 주인장은 영화 감독으로 'A+ 삶' 등 총 세 편의 영화를 제작 및 감독했다.

▣꼴통 치킨은
꼴통 감독에게 치킨은 예술의 대상이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서두르거나 재촉하지 말고 느긋하게 꼴통 감독이 펼치는 예술을 기다려야 한다. 꼴통 치킨은 파우더 옷을 입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16가지 내추럴 양념을 발라 하루 숙성시킨 후 튀겨낸다. 준비한 양이 떨어지면 즉시 문을 닫는다. 
꼴통 감독의 굴곡진 인생과 철학, 예술이 담긴 꼴통 치킨은 칠리, 프라이드, 간장 마늘 세 가지 맛으로 준비돼 있다. 파우더 대신 특제 양념으로 숙성시킨 치킨은 잡내가 나지 않고 겉과 속에 간이 알맞게 베어있다. 그외 낚지 볶음, 해물 치즈 떡볶이, 골뱅이 등도 맛볼 수 있다. 영업시간은 월~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 일요일 오후 12시부터 10시까지. 

▶문의: (213)487-1234
▶주소: 3064 W. 8th St., LA CA 9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