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자액 14조7000억원…중국의 4배

기술도입 위한 M&A, 미국진출 투자 늘어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대(對) 미국 투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보면 한국의 총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7년 231억달러(26조2천9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10년 만인 지난해 352억달러(약 40조9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대 미국 투자는 129억달러(14조6천900억원)로 중국 33억 달러의 4배에 달했다. 이는 2013년(57억7천만 달러) 대 미국 투자보다 123.6%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늘었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인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3년간 미국에서만 10여 개 기업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또한 현대자동차도 앞으로 5년간 31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올초에 발표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주요 대기업에 미국 내 공장 건설 등을 요구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중국과의 교역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중국 직접투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