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지난해 美 담배 매출,'탄산음료+맥주'합친 것보다 훨씬 많아  
72%나 오른 가격 인상 때문…판매량 37%▲ 불구 이익 77%↑

  미국의 흡연인구가 감소하는데도 담배 판매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담배제조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담배제조업체들이 지난해 미국에서 시가렛(종이로 말아놓은 담배)을 팔아 올린 매출은 93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이는 2001년과 비교하면 32%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의 담배 매출은 탄산음료 매출과 맥주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다.

 흡연인구가 줄면서 같은 기간에 담배 판매량이 37%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담배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도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은 184억 달러에 이르러 2006년보다 77% 증가했다.

 미국에서 담배 매출이 늘고, 담배제조업체들의 이익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우선 담배가격이 오른 것을 들 수 있다. 2001년에 미국에서 1갑 당 평균가격은 3.73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6.42달러로 72%나 치솟았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번달부터 담뱃세가 2달러 올라 담배가격도 갑당 최소 2달러 이상 올랐다. 

 담배제조업체들 간의 인수합병과 비용절감 노력도 이익을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낮췄을 뿐 아니라 시장영향력이 커져 담배가격 인상을 수월하게 한 것으로 여겨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흡연의 피해가 알려지면서 흡연율이 떨어지고, 당국이 규제를 강화했으며, 소비자와의 소송에 따른 합의금 증가로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회사들이 많았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20년 전에는 담배 회사들의 매출 증가는 불가능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예상을 깨고 미국의 담배제조업체들 중 한 곳도 망하지 않은 것은 담배가격 인상의 효과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