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성 성명 "CIA·국정원, 해외노동자 매수해 테러 준비"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은 5일 '최고 수뇌부'(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한미 정보기관의 생화학 테러모의를 적발했다고 주장하며 "정의의 반(反)테러 타격전"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북한 국가보위성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 시각부터 이 세상 가장 비열하고 잔악한 특대형 테러집단인 미제와 괴뢰도당(한국)의 정보 모략기구들을 소탕하기 위한 우리 식의 정의의 반(反)테러 타격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최근 미 중앙정보국과 괴뢰 국정원이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상대로 생화학 물질에 의한 국가테러를 감행할 목적 밑에 암암리에 치밀하게 준비하여 우리 내부에 침투시켰던 극악무도한 테러범죄 일당이 적발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명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공모한 국정원이 2014년 6월 당시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주재하던 북한 임업 노동자 김모 씨를 매수해 '테러범'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김씨가) 귀국하면 금수산태양궁전 행사와 열병식 및 군중시위 때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노린 폭탄테러를 감행할 데 대한 모의를 하였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김씨에게 2차례에 걸쳐 자금 2만 달러와 위성 송수신 장비를 전달했으며, 이후 2016년 1·5·8·9월에는 평양에 침투한 김씨에게 '수뇌부 테러'에 대한 작전명과 생화학 테러 수법, 대상 등을 제시하고 정보수집 등의 지령을 내렸다는 것이 성명의 주장이다.

또 국정원이 김씨에게 연락 거점 마련과 공범자 매수를 위해 10만 달러의 자금을 추가 지원했다며 관련 국정원 요원과 협력자 등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성명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김씨를 '아주 소중한 존재'라고 평가하며 테러작전을 직접 조직했다는 주장까지 펴면서 "괴뢰들이 작전 수행을 위해 테러범에게 준 살인지령은 무려 80여 차에 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근 미 중앙정보국과 괴뢰 국정원 것들이…(중략)…느닷없이 '북 급변사태설'을 본격적으로 내돌린 데는 바로 이러한 천인공노할 음모가 극비밀리에 추진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특대형 국가테러 음모'이자 "우리의 영원한 태양을 가리워보려는 가장 악랄한 도전"이라며 "최고존엄을 노린 미 중앙정보국과 괴뢰 국정원의 테러 광신자들을 마지막 한 놈까지 찾아내어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성명은 공언했다.

또 CIA와 국정원의 '테러'가 중동의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무색하게 한다면서 한미가 "우리 공화국 앞에 사죄하며 범죄자들을 즉시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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