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자 발견 후 36년째, 의학 발달로 약물치료 받는 환자 기대수명 평균 기대수명에 근접

[뉴스분석]

치사율 최고 질병 세계 공포…"지금은 '만성 질환' 수준"
관리만 잘하면 제 수명 가능, 개발도상국은 아직 불치병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의 기대수명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기대수명과 거의 비슷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능이 향상된 약덕분이다. 36년 전인 1981년 첫 환자가 보고된 이래 높은 치사율로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에이즈는 이제 관리만 잘하면 제 수명을 누릴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됐다. 

 2010년 이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은 환자가 1996년에 약을 처방받은 환자보다 10년은 더 살아 평균 기대수명에 더욱 근접했다고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이 10일 의학학술지 랜싯에 논문을 실었다.

 기대수명은 약을 처방받은 이후 3년간 사망률을 근거로 추정했다. 유럽, 북미지역 감염자 8만8500명의 경과를 추적한 결과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이전 1996년부터 2007년 사이에 치료를 시작한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8년 이후 치료를 시작한 20세 환자를 기준으로 할 때 약만 잘 복용하면 78세까지 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팀은 최근 처방되는 약들이 부작용이 적고 체내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질병 검사와 예방프로그램이 발달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 다른 질병들에 대한 치료법이 더 나아진 것도 기대수명이 늘어난 요인이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에이즈를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느냐다. 

 하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진단과 치료가 힘든 죽음의 질병이다. 특히 산모에게서 에이즈에 감염돼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은데 초기 진단률은 낮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9일 랜싯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향후 20년간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약물내성 결핵 환자의 비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DC는 러시아의 경우 약물내성 결핵 환자가 전체 결핵 환자의 3분의 1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핵은 여전히 에이즈 양성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질환 중 하나다. 2015년 사망한 에이즈 환자 중 35%가 결핵으로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