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속도]

영화 '스타워즈'시리즈 惡의 화신 '카일로', 인기 이름 톱 1000에 포함
여아 이름 '케이틀린'은  부르스 제너 성전환 후 개명 이름되자 비호감
최고 인기 남아 이름 노아·리암·윌리엄 순, 여아는 엠마·올리비아·아바 
 

 이름에는 호명의 목적뿐 아니라 인격을 드러내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신생아 이름을 지을 때 모든 부모들은 신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명 영화 등장인물, 그것도 악을 상징하는 이름을 신생아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부모들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12일 LA타임스(LAT)는 스타워즈 시리즈 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카일로라는 이름이 미국 내 1000개 인기 신생아 이름 목록에 오를 정도라고 보도했다. 

 2016년 한해 연방사회보장국에 등록된 신생아 이름을 분석해서 내놓은 결과다. 카일로란 이름을 가진 신생아는 모두 238명으로 901번째로 많은 신생아 이름이다. 이 같은 추세는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개봉된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화에서 카일로는 자신의 아버지를 광선검으로 죽이는 악당이다.

 이와는 달리 인기를 잃어가는 이름도 있다. 여아 이름 중 케이틀린이 대표적 사례. 케이틀린으로 발음되는 Caitlin, Caitlyn, Katelynn, Kaitlynn 등 4개 이름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10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 이유는 1976년 10종 경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TV스타인 부르스 제너가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면서 이름을 케이틀린 제너로 개명하자 비호감의 역풍을 맞은 셈이다.

 또 다른 예로 모니카(Monica)가 있다. 80년대 90년대 여아 이름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클린턴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모니카 루윈스키의 역풍으로 케이틀린과 같은 운명이 됐다.

 이처럼 미국 부모들이 신생아 이름을 지을 때 당대의 문화적 요소들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LAT는 분석했다. 신생아 작명 전문 웹사이트 베이비네임닷컴의 설립자인 제니퍼 모스는 "대중 문화가 신생아 작명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대중 문화는 가문에 이어 두번째 큰 신생아 작명 요소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6년 가장 인기 있는 남아 이름은 노아(Noah)로 조사됐다. 총 392만9560 명 중 1만9015명이 노아라는 이름으로 가졌다. 전통적이면서 성경을 연상시키는 노아는 4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리암(Liam), 윌리엄(William), 메이슨(Mason), 제임스(James) 순이다.

 반면 여아 경우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은 엠마(Emma)로 3년째 1위다. 뒤를 이어 올리비아(Olivia), 아바(Ava), 소피아(Sophia), 이사벨라(Isabella)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