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소영(44)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극 ‘완벽한 아내’를 통해 10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진 않았다. 드라마는 막장으로 흘러가며 마지막회 전국 평균 시청률 6.1%로 초라하게 종영했고, 고소영이 맡은 극중 재복 캐릭터도 시청자의 몰입감을 방해할 정도로 이해할 수 없이 변해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고소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게 적지 않다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다짐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를 복귀작으로 정한 이유를 묻자 “대본 검토 과정 중에 내가 출연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물론 50% 이상 하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최종 확정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안한다고 하면 계속 복귀가 미뤄지는 데 대한 논란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털털한 성격인데 그동안 제의받은 캐릭터는 전부 차가운 도시 여자 아니면 섹스 어필하는 여자가 대부분이었다. 이제 나도 40대 중반이고, 10년 만에 나오는 데 예쁜 척만 하는 연기는 대중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다. 대본을 받았을때 재복에겐 ‘리얼리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초반 호평을 받았지만 내용이 갈수록 은희(조여정 분)의 광기에 집중되면서 재복을 비롯해 다른 배역의 캐릭터가 모호해지고, 중심을 잃는 방향으로 흘렀다. 고소영은 “대본에 대한 불만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도 뭣 때문에 이러는지 이해가 안가는 장면이 있어 아쉬웠다. ‘용감한 아줌마’라는 캐릭터가 좋았는데 갈수록 힘이 빠져 안타까웠다”고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러나 10년만의 복귀로 얻은게 적지 않다. 우선 잊고 있던 현장의 재미를 재발견했다. “10년 만에 복귀했는데 바로 홈런 칠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물은 고소영은 “촬영 현장에 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잊고 있던 재미였다. 함께 일하는 감독, 스태프, 배우들 모두 좋아서 분위기가 유쾌했다. 현장에서 도시락 주면 좋더라. 예민해서 예전엔 대기 시간에 차에서 잠을 못잤는데 나중에는 내가 자게 되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고소영은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 싶다. 10년만에 복귀했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생겼고, 어떤 연기를 할 때 편한지, 어떤 걸 하고 싶은지 판단이 확실히 섰다”며 “다음에는 주체성 있는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을 하고 싶고, 복합 장르가 아니라 한 장르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1992년 데뷔한 고소영은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2007년 SBS TV ‘푸른 물고기’에 출연한 후 배우 장동건과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뒤 컴백 활동을 마친 지금부터는 행보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차기작으로는 영화, 드라마 모두 검토 중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현장에서 자꾸 나이를 물으니 스트레스를 받긴 하는데 젊게 살고 싶고, 젊은 에너지로 일하고 싶다. 예전엔 다작을 하는 배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는데 요즘은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보기 좋더라. 남편도 영화는 무조건 많이 하라고 조언해줬다. 사실 애들을 키우며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강박증도 있었는데 내가 잠깐 없어도 애들 크는데 지장이 없더라. 육아와 연기 활동의 밸런스를 맞춰가며 좋은 작품을 활발하게 하겠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킹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