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7개월 억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풀어줬으나… 

[뉴스분석]

 미국내 대북 강경론 자극 우려…양국 관계 파장 
 조셉 윤 미 국무부 특별 대표 방북 '석방'끌어내
'김정은 친구'전 NBA 출신 로드먼 평양행도 주목 

 북한이 17개월째 억류해왔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의식 불명 상태에서 석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치권이 분노하고 있다. 웜비어의 부모에 따르면 북한 당국자들은 웜비어가 지난 3월 재판을 받은 이후 식중독에 걸렸으며,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고 알렸다. 그는 지난해 1월 홍콩으로 향하던 길에 관광차 들른 북한에서 호텔 내부 직원 전용 공간에 들어가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억류돼, 지난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혼수 상태를 빚은 원인에 대한 북한의 설명이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에서 미국에 돌아옴에 따라 북ㆍ미 관계에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에서 귀환한 게 돼 미국내 대북 강경론을 자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북한엔 케네스 배 목사를 비롯 3명이 더 억류돼있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북한의 혐오스러운 행동은 국제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며  "웜비어는 처음부터 석방됐어야 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은 "젊은이가 코마 상태에서 북한 감옥에 감금돼 있었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지난 6일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뉴욕에서 유엔(UN) 주재 북한대사를 만난 이래 시작됐다. 윤 특별대표가 웜비어의 건강 상태에 대한 소식을 접한 뒤 석방 협상을 추진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황을 알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윤 특별대표의 방북을 결정했다. 윤 특별대사와 의료팀으로 구성된 미국측 대표단은 12일 북한에 도착해 웜비어의 상태를 확인한 뒤 인도주의 차원에서 웜비어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미 정부가 웜비어의 석방 대가로 북한 측에 어떤 양보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웜비어의 석방은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56)의 13일 방북에 이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농구광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친구'라고 부르는 로드먼의 방북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첫 방북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에 대해 언급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 (방북) 목적은 아니다"라면서도 "내 임무에 대해선 미국으로 돌아가서 말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