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리올 파크 앳 캠던 야즈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 앞서 특별한 시구-시포 행사가 열렸다.
 시구자는 볼티모어가 자랑하는 명예의 전당 헌액 투수 짐 팔머(72)였지만, 더 많은 박수를 받은 건 그의 공을 받은 14세의 소년이었다.
 루크 테리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팔머의 시구를 받은 뒤 마운드 옆에 있던 존 러셀(56) 볼티모어 벤치 코치에게 깔끔하게 송구했다.
 문자만으로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그의 시포가 특별했던 건 모든 걸 왼손으로만 해내서다.
 테리는 공을 받아 살짝 공중으로 띄운 뒤 재빨리 미트를 벗어 다시 맨손으로 공을 잡아 송구까지 보여줬다.
 2세 때 대장균 감염증 후유증으로 오른쪽 어깨 아래를 모두 잃은 테리는 "원래는 공을 잡고 글러브를 벗은 뒤 땅에서 공을 주워 송구했다. 하지만 이게 너무 느리다는 생각이 들어 이 방법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몇 년이 걸려서야 완벽하게 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장애를 극복한 테리는 테네시주 코너스빌의 코너스빌 중학교의 주전 포수로 활약 중이다. 공격에서도 3번 타자로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테리의 시구를 곁에서 지켜본 볼티모어 포수 케일럽 조지프(31)는 경외심을 드러냈다.
 그는 "무척 우아한 동작이었다. 분명 수천 번은 연습했을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서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 내게도 두 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내 아들도 어떠한 비극과 마주하더라도 테리처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지프가 테리의 시구에서 더 큰 감동을 한 건 과거 자신의 힘든 기억이 떠올라서다.
 그는 "더블A에서만 4년을 머물렀다. 그땐 정말 야구를 포기할 뻔했다. 돈도 없었고, 식탁을 채우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감사하게도 내 주위에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아마 테리의 삶 역시 그랬을 거다. 그건 정말 특별한 일"이라며 감격에 젖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