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중국 최소 방지책 없는 최하위 3등급으로 강등 분류…북한은 15년 연속 오명 

[이슈진단]

"북 접경지 실태 극심" 지적에 중국 발끈, 대북공조 부정 영향 예상

 미국이 중국을 세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밀월 관계를 펼쳤던 양국이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다음달 1일 홍콩 주권 이양 20주년을 앞두고 홍콩 등의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는 민감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양국 간 대북 공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국무부는 27일 '2017년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처음으로 북한·시리아·수단 등과 같은 최하위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다. CNN에 따르면 3등급 국가는 인신매매와 관련해 최소한의 방지책도 없는 나라들이다. 지난해 중국은 한 단계 높은 '2등급 감시국'에 머물렀다.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은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신매매를 눈감고 있다"면서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이 강등된 이유를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 내에서 강제노동, 구걸, 매춘 등을 위한 광범위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로부터 중국에 팔려오는 남성과 여성, 어린이가 상당하다"고 적었다.

 중국과 함께 올해 3등급에 지정된 국가는 모두 23개국이다. 북한은 15년 연속 3등급에 올랐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관련 법 규정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인신매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로부터 받는 인도적 구호물품 및 지원금 등이 제약된다. 또 미국 당국이 운영하는 교육 및 문화교류 프로그램 참여도 금지될 수 있다.

 앞서 미 언론이 중국의 강등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자신의 국내법으로 다른 국가의 인신매매 범죄에 대해 제멋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어 루 대변인은 "인신매매 범죄를 없애기 위한 중국의 의지는 확고하고 그 성과 역시 명백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