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전역 '벌꿀 도난'사건 줄이어, 프레스노 지역서만 100만불 이상 피해 극심

[주말화제]

동종업자들 소행 추정, 1명 체포 10년 징역 예상
양봉업계 깊은 고민 "통 잃고 꿀도 잃고 이중고"

 # "2004년 미국에 오면서부터 벌을 키우기 위해 시작했는데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 벌통을 도난당한 일이다. 당시 간신히 벌들을 키워서 30통까지 늘렸는데 모두 도둑을 맞았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업랜드에서 양봉업을 하는 한인 김모(남·61)씨의 말이다.

 # 프레스노에서 양봉을 하는 맥스 니코레이척씨에게는 약 7100만 마리의 벌들이 있다. 마리당 가치는 1센트 가량. 그의 수입 대부분은 알몬드 수분을 하는 시기에 집중돼 있다. 벌들을 알몬드 농장에 대여주고 대여비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올해 벌통 4무더기를 도난당했다.

 벌은 누구에게는 벌침에 쏘일 염려 때문에 기피 대상인 반면 양봉업자들에게는 돈을 벌어다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그들에겐 돈 이상의 큰 가치를 지닌 재산인 셈이다. 하지만 벌통을 훔쳐가는 도둑들에게는 속수무책이다.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서 매년 수천개의 벌통이 도난에 의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양봉업자들은 벌통과 벌꿀을 함께 잃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27일 공영 라디오방송 NPR이 보도했다.

프레스노 카운티 경찰국에 따르면 올해 초 프레스노 지역에서만 100만달러 상당의 도난 당한 벌통이 발견됐다. 벌통들은 캘리포니아 각지에서 온 것들도 모두 주인이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벌통 도난 사건의 범인은 주로 양봉업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프레스노 카운티에서 벌통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파벨 트베레티노프 역시 양봉업자였다. 새크라멘토 출신인 그는 훔친 벌로 수분 대여 작업으로 이득을 챙긴 뒤 벌통을 프레스노 한 지역에 숨겨 오다가 발각됐다. 그는 추후 열리게될 재판에서 10년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 양봉협회에 따르면 이 같은 벌통 절도행각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과거에 지켜져 오던 동업자 의식이 사라져 버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마디로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양봉업자들에게 벌통 도난은 단순히 벌통을 잃어 버린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벌통 대여와 벌꿀 판매가 주 수입원인 양봉업자들은 주 수입원 모두를 잃는 이중고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양봉협회 스티브 가들린 회장은 "도둑이나 곰에게 당할 때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 벌통 도난이다"라고 말했다. 벌통 도난으로 겪어야 하는 양봉업자의 상실삼은 벌에 쏘인 마음처럼 아프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