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로 태어나 생존했지만 하지마비 상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브라질에서 임신 9개월의 여성이 길을 가다 총상을 입었다. 자궁 안에서 총탄에 맞은 아기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하지가 마비됐다. 가족들은 기적을 바라고 있다.

5일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클라우디네이아 도스 산토스 멜루(28)는 지난달 3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북서쪽에 있는 두키지카이아스의 빈민가를 걷던 중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유탄에 맞았다.

출산일을 기다리며 아기 기저귀 등을 사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총알은 도스 산토스의 엉덩이를 뚫고 들어가 배 안에 있던 아서의 폐와 척추 등에 상흔을 남겼다.

아서는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세상에 나왔지만, 현재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다. 엄마 도스 산토스는 안정을 찾았으며 자력 호흡이 가능한 상태다.

아서의 경과를 지켜본 의료진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지금은 하지마비 상태이지만 살면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아서가 두 다리로 걷게 되는 날을 바라고 있다.

아서의 외삼촌은 "아서가 강하게 자라 가족들과 나란히 걷고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가족 모두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알이 어떻게 아이의 몸에 박히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는 치안불안이 계속되면서 순찰활동을 하는 경찰과 이에 맞서는 범죄조직 간의 동시다발적인 총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격렬한 총격전에 일반 시민이 유탄에 맞는 등 희생자가 늘고 있으며, 특히 빈민가에서 피해가 크다.

경찰은 도스 산토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사건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일단 그가 경찰이 아닌 범죄 조직원이 쏜 총에 맞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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