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7월31일(현지 시간)은 트레이드 마감시한이다. 정확하게는 '논-웨이버 트레이드(non-waiver deadline)'가 끝난다고 해야한다. '논-웨이버 트레이드'는 다른 구단과 선수의 동의없이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웨이버는 손을 흔든다는 '웨이브'에서 온 용어다. 골프 파3 코스에서 티샷 후 홀아웃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그룹에 티샷을 하도록 양보하는 것을 '웨이브' 준다고 한다.
 7월31일이 트레이드 마감시한이라고 이후에 트레이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구단이 마음대로 트레이드할 수 없다는 게 다를 뿐이다. 7월31일 이후에는 성적 하위순으로 각 팀에 트레이드한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 때는 웨이버 트레이드다. 게다가 9월 트레이드된 선수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한다. 8월과 9월 트레이드에 제한을 둔 것은 구단끼리 담합하지 못하도록 한 안전장치다. 7월31일까지는 잔여 경기가 많이 남아 있어 순위를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8, 9월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다. 트레이드를 통해 특정 구단이 특정 팀을 밀어줄 수 있다. 특히 9월에 간판급 선수를 트레이드할 경우 포스트시즌 성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도록 막아 놓는 것이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되려면 아직 35일 정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트레이드설이 팀마다 흘러 나오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마무리 오승환을 비롯해 불펜의 트레버 로젠탈, 선발 랜스 린 등이 트레이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소문의 대상자들을 트레이드하려면 시즌을 포기한다는 방침을 세워야 한다. 즉 '셀러(seller)'가 되겠다는 뜻이다.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 때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한 셀러와 가을야구를 노리는 바이어로 구분된다. LA 다저스는 바이어다.
 세인트루이스는 명문 구단이다. 2000년 이후 승률 5할 이하로 추락한 경우는 2007년 한 차례 뿐이다. 지난 18년 동안 월드시리즈에도 3차례 진출해 두 차례 우승했고 플레이오프에는 총 12차례 진출했다. 하지만 27일 현재 셀러로 시즌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시카고 컵스와 영원한 가을야구 팀 세인트루이스가 의외로 부진하면서 1위-5위 게임 차가 8.5에 불과하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두 밀워키 브루어스에 단 4.5 게임차 뒤져 있을 뿐이다.
 오승환 입장에서는 트레이드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트레이드 상대는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는 팀이다. 선수에게는 가을야구 진출이 중요하다. 오승환은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지만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오승환 트레이드는 구단도 전혀 손해볼 게 없다. 이미 검증된 오승환 카드로 유망주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적은 연봉(275만 달러)으로 효과는 다 봤다. 오승환은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여서 트레이드가 훨씬 이득이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의 타깃은 대부분 투수다. 야수는 트레이드의 임팩트가 적다. 선발진과 불펜이 안정돼 있는 다저스마저 월드시리즈를 겨냥해 투수 트레이드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오승환이 트레이드될 경우 마무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팀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뀔 수도 있다. 2007년 텍사스 레인저스 마무리였던 에릭 가니에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되면서 조너선 파펠본의 셋업맨이 됐다. 불펜을 강화하는 다저스라면 당연히 셋업맨이다. 
 다저스는 마무리 캔리 잰슨이 막강하지만 8회 셋업맨이 다소 취약한 편이다. 오승환의 트레이드설은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LA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