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골프협회(USGA)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송 위협' 때문에 올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장소를 '트럼프 골프장'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했다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는 10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데이비스 USGA 사무총장이 2015년 이런 내용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올해 US여자오픈은 13일 밤부터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다.

개최지 선정 이후인 2015년 한 회의에서 데이비스 사무총장이 참석자들에게 "우리는 장소를 바꿀 수 없다. 그(트럼프)가 우리를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게 증언 내용이다. 데이비스 사무총장이 집행위원회에 트럼프의 '위협'을 알렸다고도 이 신문은 전했다.

데이비스 사무총장은 이 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코멘트를 거부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재단 최고법률책임자와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 등에 관련 답변을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을 비롯해 인종 차별이나 여성 비하 발언을 일삼으면서 여자골프 메이저대회가 '트럼프 골프장'에서 열리는 데 대해 다양한 견해가 제기돼왔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메이저 통산 2승을 거둔 브리트니 린시컴은 앞서 미국 일리노이주 지역 신문인 시카고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대회장에 대통령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US여자오픈 기간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골프채널은 대회 기간인 13∼15일 미국 연방항공청이 뉴저지주 모리스 타운, 뉴어크, 베드민스터 지역을 'VIP 임시 비행 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장 방문을 암시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