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워싱턴포스트, 북한의 ICBM 개발 '미스터리 3가지' 이유 분석

첫째   지난 수십 년간 ICBM 관련 과학자들 꾸준히 관리
둘째   비공식 글로벌 금융네트워크 활용 개발비용 감당
세째   김정은 "뭔가 보여줘야" 미사일 개발에 정권 사활


 속옷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북한이 현대 군사기술의 집약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이런 미스터리를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WP는 8일 '어떻게 고립된 국가인 북한이 알래스카까지 닿는 ICBM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벽돌, 유리 등이 부족하고 국민이 밥, 기름 심지어 속옷조차 없어 고통받는 나라인 북한이 어떻게 최첨단 군사기술 중 하나인 ICBM을 개발할 수 있었는지 분석했다.

 WP는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봤다.

 첫째 지난 수십 년간 ICBM 관련 과학자들을 꾸준히 관리했으며, 둘째 스스로 확보한 비공식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사일 개발 비용을 감당했고, 마지막으로 김정은이 미사일 개발에 정권의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우선 개발 인력 문제. 북한 전문가 존 실링에 의하면 북한은 이집트, 시리아 등에서 구소련 미사일을 사온 후 분해해 다시 조립하는 식으로 미사일 기술을 익혔다. 또 1989년 구소련이 붕괴하자 북한은 해당 국가 출신 미사일 기술자들을 영입했다. 북한은 이들을 평양으로 데려와 미사일 연구뿐 아니라 북한 인력들을 교육하는 데 이용하기도 했다.

 개발 비용 문제는 북한이 외교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해결했다. 개발한 미사일을 이란에 팔았고, 파키스탄으로부터는 핵무기 기술을 사왔다. 스스로 확보한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사고 팔면서 개발 비용 등을 충당했다고 WP는 분석했다.

 북한은 또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전자부품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소량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다른 국가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다고 WP는 설명했다. UN제재 내용에 따르면 핵·미사일 등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 북한과의 무역을 허가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은 164개 국가들과의 비공식 무역을 통해 미사일 개발 자금을 모았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WP는 ICBM 개발을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김정은을 꼽았다. 북한은 김정일 때부터 핵무기를 개발해왔지만, 우선순위는 아니었다.

 김정은이 집권하자 핵개발이 최우선 순위가 되면서 기술력이 급격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WP는 김정일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 정당성이 없다'는 비판을 뒤집고자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WP는 "여기까지의 개발 자체가 놀랍다"며 "탄두 소형화 등 해당 기술을 완성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