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치러졌지만 볼거리는 풍성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전 보스턴 레드삭스)을 포함해 토니 페레즈, 올랜도 세페라, 이반 로드리게스 등 '라틴계 야구 전설'들의 시구로 화려한 막을 올린 올해 올스타 게임은 호수비와 호투로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엄격하기로 소문난 조 웨스트 구심은 6회 초 타석에 들어서다 말고 사진촬영을 요구한 아메리칸 리그 넬슨 크루즈의 퍼포먼스에 즉각 응해 양팀 선수단의 폭소를 자아냈다.

크루즈는 타석에 들어서 웨스트 구심에게 사진을 요청한 뒤 홈플레이트 위에 나란히 서자 내셔널 리그의 포수인 야디에르 몰리나가 바로 스마트 폰을 꺼내 둘의 찍었다.

이들의 기념비적인 사진을 찍은 몰리나는 바로 다음 이닝에서 동점 홈런을 쏘아올려 더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앙숙'으로 유명한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 선수가 어깨 동무를 하는 이색 풍경도 눈에 띄었다.

9회 말 마운드에 선 보스턴 마무리 킴브럴과 양키스 포수 개리 산체스가 1사 2루 위기를 맞자 마운드 앞에서 어깨 동무를 한채 대화를 나눴다.

2사 2, 3루 위기에서 마이클 콘포토(뉴욕 메츠)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둘이 마주보며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등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속출했다.

 또 앙숙인 LA 다저스의 투수 알렉스 우드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포수 버스터 포지가 진지하게 마운드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밖에 내셔널 리그 선수들은 경기 도중 암과 관련한 퍼포먼스를 벌였고, 마이애미의 치어리더들은 각 리그의 저지를 입고 관중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LA 다저스의 켄리 잰슨, 저스틴 터너, 코리 시거(오른쪽으로부터) 등 내셔널 리그 선수들이 경기 도중 암에 걸린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마이애미 AP
마이애미의 치어리더들이 내셔널 리그와 아메리칸 리그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관중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마이애미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