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남극 대륙서'서울 면적 10배'떨어져나와…선박 이동 항로 영향 우려
 '온난화 탓'여부는 불투명, 급격한 해수면 상승없지만 기후변화 가능

  서울 면적의 10배에 가까운 규모의 거대 빙산이 남극의 빙붕(氷棚, ice shelf)에서 떨어져나왔다. 무게만 1조t에 달하는 거대 빙산이 바다에 표류하게 됐다.

 서남극 끝자락에 있는 '라르센 C 빙붕'(Larcen C ice shelf) 분리를 관찰해온 영국 스완지대 과학자 아드리안 럭맨이 이같이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12일 전했다.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된 분열은 2014년 이후 가속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달 초에 남았던 마지막 13km 구간까지 틈이 길어지면서 200km를 넘는 부분이 완전히 떨어져 나간 것이다.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는 면적 약 5천800㎢, 무게는 1조t에 달한다. 라르센 C 빙붕의 약 10% 정도가 잘려나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항공청(ESA) 위성 사진으로도 라르센 C 빙붕의 분리가 확인됐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100∼900m 두께의 얼음 덩어리를 일컫는다.

 럭맨은 "라르센 C 빙붕 분리의 영향과 떨어져 나간 얼음 덩어리의 진로를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리즈대 극지방관찰센터 애너 호그는 AP 통신에 "지금 시점에서 분리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비롯됐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떨어져 나간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쪼개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일부는 빙붕 근처에 수 십년 동안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부는 북쪽의 더 따듯한 바다로 흘러갈지도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쪼개진 빙산은 선박의 이동 항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빙산이 쪼개진 지역은 주요 무역 노선과는 거리가 멀지만, 남아메리카를 방문하는 유람선의 주요 목적지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떨어져나간 빙산이 다시 작은 조각으로 분리되고 바닷물에 녹을 가능성이 높지만 급격한 해수면 상승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마틴 시거트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지구과학과 교수는 "남극의 얼음이 다 녹는다면 지구 전체 해수면은 60m 상승할 것"이라고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편 최근 수년간 남극 북부의 빙붕에서는 수차례 분리가 일어난 바 있다. 이들 중 라르센 A 빙붕은 1995년에 무너져 내렸고, 라르센 B 빙붕은 2002년에 급작스럽게 갈라졌다.



북서부 빙붕 라르센C의 빙산 균열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