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28)이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향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양희영은 13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668야드)에서 벌어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 첫 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2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후 골프장에는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2시간여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156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45명이 모두 경기를 마치지 못하고 남은 홀을 다음 날 새벽으로 미뤘다.
아침 일찍 티오프해 경기를 마친 양희영은 선두에 1타 뒤져 있다. 양희영의 위로는 6언더파 66타를 친 펑샨샨(중국)이 있다.
양희영은 까다로운 전반 9개 홀에서는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받아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전반보다 비교적 수월한 후반 9개홀에서 버디를 5개나 쓸어담으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랐다.
L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두고 있는 양희영은 우승은 없지만 다른 메이저대회와 달리 USd여자오픈에서는 성적이 좋다. 최근 7년간 이 대회서 5차례나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2012년과 2015년에는 준우승을 했었다.
라운드를 마친 뒤 경기를 마친 뒤 "오늘 처음에는 공이 편하지 않았는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더니 후반에서 좋은 모멘텀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US여자오픈에 유독 강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생각해봤는데 난 늘 똑같이 한다. 같은 것을 연습하고, 최선을 다한다"며 "다른 대회와 비교할 때 어떤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US여자오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고,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US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승이 없는 이유에 대해 양희영은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며 "요새 공도 견고하게 치고 잘하고 있다. 남은 3일도 계속 이렇게 해나가면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4번 홀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한 뒤 갤러리들을 향해 손을 드는 류소연. 베드민스터 AP


세계랭킹 1위인 유소연(27)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솎아내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정상에 오른 유소연은 이번 시즌 메이저 2승째를 노리게 됐다.
지난달까지 세계 1위를 지켰던 리디아 고(20)도 4언더파 68타를 쳐 유소연, 양희영과 함께 펑샨샨을 위협하고 있다.
김세영(24)과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이정은(21), 아마추어 최혜진(18) 등도 나란히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공동 6위에 올라 코리안 시스터스의 파워를 여지없이 발휘했다.
전인지(23)와 이미림(27), 세계랭킹에 의해 출전 기회를 잡은 배선우(23) 등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렉시 톰슨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29위, '슈퍼 루키' 박성현(24)은 1오버파 73타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 대니얼 강 등과 함께 공동 65위로 밀려났다.
'골프 여제' 박인비(29)는 5타를 잃고 공동 124위로 밀려 컷 통과를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지난달 세계 1위에 올랐다가 '2주천하'에 그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역시 7오버파 79타 공동 143위에 머물러 컷 탈락이 거의 확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