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5위)가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페더러는 16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6위)를 3-0(6-3 6-1 6-4)으로 완파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윔블던 왕좌에 다시 오른 페더러는 이 대회 남자단식에서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연패를 달성한 페더러는 2009년과 2012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윌리엄 렌셔(영국)가 갖고 있던 윔블던 남자단식 7회 우승 기록을 뛰어넘었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만 35세 11개월로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윔블던 남자단식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1975년 아서 애시(미국)가 세운 31세 11개월.

페더러는 또 이번 대회 7경기를 하면서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페더러는 2007년 호주오픈에서도 무실세트 우승을 이뤄낸 바 있다.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도 이날 페더러가 19회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 부문 2위는 15회 우승한 라파엘 나달(스페인·2위)이다.

3세트 5-4에서 시작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에이스로 끝낸 페더러는 1시간 42분 만에 싱거운 결승전을 마무리하고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왕좌에 올랐다.

한편, 전날 벌어진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15위)가 비너스 윌리엄스를 2-0(7-5 6-0)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무구루사는 2015년 이 대회 결승에서 서리나 윌리엄스(미국·4위)에게 패했던 아쉬움을 2년 만에 털어내며 윔블던에서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무구루사는 1994년 콘치타 마르티네스 이후 23년 만에 윔블던 여자단식을 제패한 스페인 선수가 됐다. 마르티네스는 이 대회에서 무구루사의 코치로 힘을 보탰다.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윌리엄스는 준우승에 머물면서 2008년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 패권 탈환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