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서울발레단 공연을 마치고

 모든 부모들은 여름방학이 되기 전부터 방학을 어떻게 알차고 보람되게 보낼까 고민을 한다.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은 좋은 경험과 함께 몸과 마음이 균형있게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를 부모들은 바란다. 여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좀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되는 밑거름을 만드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우리 아이는 4살부터 꾸준히 발레를 해 왔다. 그러던 중 스포츠서울·코리아타운 데일리 지면을 통해 서울 발레단이 LA에 와서 공연을 하는데 8~12살 사이 아이들 8명을 오디션을 통해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떨어지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오디션 결과에 상관없이 발레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한테 이번 여름방학에  좋은 경험은 될 수 있겠다 싶어 지원했다.

 드디어 오디션 당일.  아이들도 잘하고 싶은 마음에 긴장하는 것 같았다. 짧게 끝나겠지 싶은 오디션이 1시간이 지나고  2시간 가까이 되니까 지켜보는 부모들도 "대충하는 게 아닌가 보다" 며 너도나도 우리 아이가 8명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후 최종 8명이 발표됐다. 뽑힌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발레를 좋아하는 아이들이구나 싶을 만큼 무대에 올라간다는 꿈을 안고 얼마나 열심히 선생님의 한 동작 한 동작을 따라하며 최선을 다하는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내 마음이 바라는 것을 내 몸이 해내게 하기 위해서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반복적인 연습과 노력의 땀이 모여  완성되는 것이다. 발레의 아름다운 동작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일요일에도 발레 연습한다고 하는데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폭염에도 아이들은 얼굴에 미소를 하나 가득  띄운채 연습에 몰두했다.

 드디어 한국에서 발레단이 오고 이벨극장에서  마지막 리허설과 공연을  하는 날이 왔다.

 그 동안 열심히 연습한 기량을 맘껏 발휘할 듯이 반듯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언니 오빠들 틈에 끼어서 자신이 해야 할 동작을 무대에서 마지막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대견해 보였다.

 무대화장을 하고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눈도 커지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화려한 화장에 서로 웃으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 서울 발레단 언니 오빠들이 정말 열심히 땀을 흘리며 무대 뒤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 이 모든 순간이 절대로 헛되지 않고 가치 있는 것으로 아이들 뇌리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1부에서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2부 호두까기 인형에선 귀여운 양 역을 너무 깜찍하게 소화해 내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무척이나 떨릴 법한 무대에서 큰 실수없이 그 동안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 어린 아이를 지켜보면서 부모로서 깊은 감동이 몰려왔다. 

 이벨극장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자신감과 보람, 그리고 노력의 댓가를 깊게 체험한 아이들에게 이번 여름방학은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귀중한 추억으로 평생 남아있을 것이다.

 서울발레단과 함께 공연한 8명의 꿈나무 발레리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각기 다른 재능과 꿈을 가진 어린 한인 꿈나무들에게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혼신의 힘들 다해 가르쳐주신 여러 선생님들과 이번 행사를 주최한 스포츠 서울 USA 임직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매기 손씨/꿈나무 발레리나 조앤 손 양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