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아시아연구원·일본 겐론 NPO 공동조사 
韓 80% "아베 총리에 나쁜 인상"…日 60% "문 대통령 인상 '판단보류'"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일 양국 정부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인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보는 반면 일본인 10명 중 4명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양국간 시각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단체 겐론(言論)NPO는 21일 일본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일본 양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담은 '제5회 한일국민상호인식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 중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사람은 55.5%로, 긍정 평가를 내린 사람(21.3%)보다 2.6배나 많았다. '어느쪽도 아니다'는 응답은 23.2%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인 중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은 41.8%나 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25.4%)과 큰 차이가 났다. '어느쪽도 아니다'고 대답한 사람도 32.2%나 됐다.

EAI와 겐론은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설문을 통해 한일 국민의 의식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조사는 한국에선 6월11~29일 19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일본에선 6월17일~7월2일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한국은 대면면접조사로, 일본은 방문유치회수법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인상은 긍정적인 쪽이 늘어난 반면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인상은 부정적인 쪽이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 좋다'는 답변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작년 21.3%에서 올해 26.8%로 다소 늘었지만, 일본인들 가운데서는 29.1%에서 26.9%로 낮아졌다.

상대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복수 응답)로 한국인들은 "일본인은 친절하고 성실하니까"(74.3%)라는 답이 많았다. 일본인들 중에서는 "한국의 드라마나 음악 등에 관심"(49.1%)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이 최다였다.

한국인 80.3%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대답은 2.6% 뿐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들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17.9%가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가운데 '어느쪽도 아니다'(31.9%), '모르겠다'(27.6%) 등 평가를 유보한 사람이 59.5%나 됐다.

북한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는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시각차가 명확히 드러났다. 북핵 문제 해결 방법으로 '6자회담 등 외교적 노력 계속'이라고 답한 비율은 한국인은 35.8%였지만 일본인은 9.5%에 그쳤다. 일본인들은 25.6%(한국 14.4%)가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해야한다"고 답했고 21.0%(한국 12.1%)가 "북한과 미국간의 직접 대화"를 문제 해결 방법으로 꼽았다.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