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로 구성된 음악제작사연합(이하 ‘연합’)가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 ▲방송 미디어들간 경쟁으로 인한 변칙 매니지먼트의 문제점 ▲중소기획사의 단순 에이전시 전락 위기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방송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했다. 

이들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의 취지와 역할이 가진 순기능을 인정 하지만 방송 후 방송사나 제작사가 탄생한 팀에 대한 일정기간 매니지먼트 권한을 독점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수직계열화와 단기간 위탁 방식의 매니지먼트 그리고 방송 미디어간 경쟁으로 음악 생태계는 붕괴되고 그 근간이던 중소기획사 역시 에이전시로 전락, 설자리를 점차 잃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송 미디어가 상생적인 동반자 관계를 위해 매니지먼트 업계 진출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특히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가 흥행에 성공하고, 뒤이어 선보인 ‘아이돌 학교’의 데뷔조가 향후 CJ E&M과 전속계약 맺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게다가 지난해 ‘프로듀스 101’의 방송부터 제기된 이런 문제들은 올해 워너원의 대성공과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가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면서 더 불거졌다. 현재 KBS는 아이돌 재기 프로젝트 프로그램 ‘더 유닛’의 공식 홈페이지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방송을 준비 중이다. MBC 역시 아이돌 연습생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 YG 엔터테인먼트도 엠넷 출신인 한동철 PD를 영입, 하반기 아이돌 육성 및 서바이벌 프로그램 방송을 위해 섭외에 나서고 있다. 

한 보이그룹 기획사 관계자는 “대기업과 방송사가 본격적인 매니지먼트 영역까지 진출하며 수직계열화가 불가피해진다. 음원 제작, 유통, 판매, 홍보, 공연까지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진다면 중소업체는 생존 할 수 없다. 아이돌 시장은 파이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대형 기획사와 일부 오디션을 통해 탄생한 팀과 경쟁이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장기간 성장하며 팬덤을 모아가는 과정이 몇개월에 압축되기에 연습생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입장에서는 체리피커처럼 보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최근 늘어나는 프로그램으로 인한 새로운 갑을관계에 대한 고충도 있었다. 다른 관계자는 “‘프로듀스 101’ 성공 후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 중인데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이나 연습생의 출연을 강요 아닌 강요 받고 있다. 중소 기획사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이고 거절할 시 돌아올 불이익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또 최근에는 프로그램마다 섭외 경쟁이 붙어 중간에 낀 소속사만 고충이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제작진과 방송사 입장에서는 수직계열화나 갑질이란 표현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분명 아이돌 프로그램은 새로운 홍보의 수단이자 아이돌 산업의 양성화의 순기능을 하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하지만 단순히 방송 제작에 그치지 않고 매니지먼트 사업 진입과 프로그램 출연을 조건으로 강요로 이어진다면 가요계 부익부 빈익빈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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